설현 보러갈래, 혜리 보러갈래..박터지는 극장가 [재밌는 추석]
드디어 추석극장가 치열한 전투가 시작됐다. 지난 12일 <물괴>가 한가위 대목 경쟁의 포문을 열더니 19일을 기점으로 <안시성> <명당> <협상> 등 빅4가 모두 베일을 벗었다.
이번 추석 스크린 대전은 작품성 뿐만 아니라 여러 면에서 의미 있는 대결이 치러진다. 가족들과 손잡고 극장을 찾는 이라면 한번쯤 생각해봐도 좋을 만한 이색 대결을 ‘스포츠경향’이 준비했다.
■‘2003 동지가 적으로’…손예진 vs 조승우 vs 조인성 가장 눈에 띄는 건 2003년 개봉한 영화 <클래식> 주역에서 15년 만에 적으로 다시 만난 손예진, 조승우, 조인성의 티켓 파워 대결이다.
멜로영화의 명작으로 꼽히는 <클래식>은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전달하는 작품으로, 손예진, 조승우, 조인성이 각각 남녀주인공을 맡아 큰 사랑을 받았다. 당시 세 사람은 라이징 스타라 서로 의지하며 돈독한 동료애를 키웠다.
하지만 묘한 우연일까. 올해 세 사람은 각자 이름을 내건 영화 한 편 씩 내놓으며 추석 극장가 왕좌를 노린다.
우선 오프닝 스코어는 조인성의 승리다. 그가 주연한 <안시성>은 개봉 첫날 12만 2833명으로 선두에 나섰다. 조승우의 <명당>은 10만 8833명으로 2위, 손예진의 <협상>은 8만1022명으로 4위에 그쳤다. 그러나 긴 추석 연휴가 지나고 마지막에 누가 웃을지는 미지수다.
■‘아이돌 여배우 원톱은 나’…설현 vs 혜리 또 하나 흥미로운 것은 걸그룹 센터 두 명이 사극물에서 연기력으로 맞붙는다는 점이다. 바로 AOA 설현과 걸스데이 혜리다. 두 사람 모두 현역 아이돌이면서 배우로서도 꾸준한 행보를 이어오고 있는 가운데, ‘사극’이란 다소 어려운 장르에서 진가를 시험하게 됐다.
연기력만으로 따진다면 설현의 승리다. 그는 <안시성>서 극 중 ‘양만춘’(조인성)의 동생 ‘백하’로 분해 여느 배우 못지 않은 존재감을 보여주는 데에 성공했다. 2015년부터 스크린에 진출한 그는 <강남 1970> <살인자의 기억법> 등에서 연기의 기본을 닦은 덕분인지 <안시성>에서 안정적인 호흡과 표정, 눈빛 연기로 관객의 몰입력을 더욱 집중시켰다.
반면 혜리는 주연을 맡은 <물괴>가 스크린 데뷔작이라 그런지, 설익은 연기력과 발성으로 합격점을 받진 못했다. 극 중 ‘윤겸’(김명민)의 딸 ‘명’으로 등장, ‘걸크러시’ 매력을 펼쳐야 했지만 케이블채널 tvN <응답하라 1988> 이미지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아쉬운 결과물을 남기고 말았다.
■‘한가위 다작요정이 여기 있소’…유재명 vs 박성웅 vs 장광 찍은 시점이야 다 다르겠지만 의도치 않게 개봉일자가 맞물려 여러 작품에 얼굴을 내비치는 배우들도 있다. 이른바 ‘다작요정’들의 대결이다.
가장 선두에 선 건 유재명이다. <명당>서 ‘박재상’(조승우)의 친구 구용식으로 등장한 그는 극의 웃음과 끈끈한 ‘브로맨스’를 담당하며 조미료 구실을 톡톡히 해낸다. 저예산영화도 두 편이나 내놨다. 세월호 피해자 가족들의 아픔을 담은 <봄이 가도>에서는 아이들을 구해내지 못한 죄책감으로 피폐하게 살아가는 구조대원 상원 역으로 인상 깊은 연기를 펼치고, 2018 최고의 문제작 <죄많은 소녀>에서는 ‘경민’의 실종으로 ‘영희’(전여빈)를 수사하는 ‘김형사’로 분해 깊은 갈등을 선사한다. 세 편 모두 유재명의 전혀 다른 얼굴을 감상할 수 있다.
장광, 박성웅, 정인겸도 ‘추석 다작요정’으로 맹활약한다. 장광은 <협상>과 <안시성>에서 각각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황주익과 소벌도리를 연기한다. 또한 정인겸도 장광 출연작과 같은 작품에서 인질로 잡힌 이상목(<협상>)과 ‘이세민’(박성웅) 곁을 지키는 책사(<안시성>)로 분해 개성있는 연기를 펼친다. 두 배우는 현대극과 사극을 오가면서도 흔들리지 않는 연기력으로 관객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박성웅은 두 편의 사극에서 악당 카리스마를 선사한다. <물괴>에서는 ‘물괴’를 잡기 위해 수색대와 팽팽하게 대립하는 잔혹한 착호갑사 수장 ‘진용’ 역을 맡았다. 극 중 ‘명’의 비극적 운명을 만든 당사자이자 ‘윤겸’을 옥죄는 악랄한 인물이다. 반면 <안시성>에서는 당 태종 ‘이세민’ 역으로 등장, 러닝타임 내내 중국어로만 연기하며 ‘양만춘’과 대척점에 선다. 두 편 모두 사극이고 주인공과 척을 진 캐릭터라, <물괴>를 본 뒤 바로 <안시성>을 본다면 박성웅의 얼굴만 눈에 보일 수 있다. 작품성으로 감상하고 싶다면, 조금 텀을 둔 후 보는 걸 권장한다.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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