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천만보다 중박영화 실종 더 고민할 때

박미애 2019. 9. 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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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한국 영화 관객 수가 7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2016년 8월에는 천만영화가 없었어도 2000만명의 관객을 넘길 수 있었던 이유는 '터널'(654만명, 8월 기준 이하 동일) '덕혜옹주'(540만명) '인천상륙작전'(436만명) 등이 골고루 흥행을 해서다.

일반적으로 400만~700만명 사이의 영화를 중박영화로 간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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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박미애 기자] 8월 한국 영화 관객 수가 7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 연속 2000만명을 넘었는데 올해 관객 수가 급감하면서 1000만명대로 떨어졌다. 이는 관객이 많이 몰리는 극성수기인 이 시기에 관객 수를 늘리는 견인차 역할을 한 중박 영화(대박에 못미치나 흥행에 성공한 영화를 일컫는 조어)의 감소가 하나의 원인으로 작용했다.

8월 한 달 동안 ‘엑시트’가 828만명을 모은 것이 여름 영화 최고 스코어였다. ‘봉오동 전투’가 468만명을 모으며 중박을 쳤다. 하지만 중박 영화는 이 한 편에 그쳤다. 2016년 8월에는 천만영화가 없었어도 2000만명의 관객을 넘길 수 있었던 이유는 ‘터널’(654만명, 8월 기준 이하 동일) ‘덕혜옹주’(540만명) ‘인천상륙작전’(436만명) 등이 골고루 흥행을 해서다.

영화계는 최근 천만영화의 연이은 등장에 환호하는 대신 중박 영화의 실종을 더 우려한다. 중박영화의 실종은 관습화된 대작 영화의 증가와 관련이 없지 않다. 비슷한 소재의 고예산 영화가 반복적으로 개봉하면서 관객의 피로감이 커지고 있다. 일례로 영화계는 지난 추석과 겨울 제작비 100억원을 넘는 ‘물괴’ ‘명당’ ‘협상’ ‘스윙키즈’ ‘마약왕’ ‘PMC:더 벙커’ 대작 영화들이 손익분기점에 훨씬 못 미치며 흥행에 줄줄이 실패했다.

일반적으로 400만~700만명 사이의 영화를 중박영화로 간주한다. 제작비 80억원 미만의 영화에서 평단과 대중을 만족시킨 중박 영화가 나오곤 했는데, 대작 영화에 비해서 흥행에 대해서 자유로운 입장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영화계는 점점 고수익을 기대하는 대작 영화 제작에 대한 쏠림이 심해지고 있다. 그 여파로 평균 제작비 규모의 영화들이 사라지고 있다. 형식과 내용에서 자유롭고 실험적인 이야기를 펼치는 독립영화에 대한 지원도 늘려야 한다는 업계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지난해 상업영화의 평균 수익률은 -17.3%다. 2012년 한국영화 수익성이 흑자로 돌아선 이후 7년 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이는 고예산 영화의 흥행부진으로 전체 수익률을 갈아먹은 때문이다. 고예산 영화의 부진이 영화계를 위태롭게 하는 지금, 중박영화의 등장을 더 반겨야하는 이유다.

박미애 (oriald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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