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막과 운치사이'..제1회 강릉국제영화제, 아쉬운 첫발[종합]

한현정 입력 2019. 11. 9. 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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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I한현정 기자
[매일경제 스타투데이(강릉)=한현정 기자]

‘첫 술에 배부르랴’마는, 아쉬운 첫 발걸음이다. 문향의 도시, ‘강릉’의 정취를 품은 허세 없는 소박함이 돋보였지만 미약한 홍보와 부실한 안내로 시민의 참여도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제1회 강릉국제영화제의 개막식이었다.

지난 8일 제1회 강릉국제영화제의 개막식이 강릉아트센터에서 열렸다. 이날 자리에는 강릉국제영화제 조직위원회인 김동호 조직위원장과 김홍준 예술감독, 김한근 강릉시장 등이 참석했다.

호응이 가장 좋았던 레드카펫에는 강릉 출신의 김서형을 비롯해 김래원 연우진, 개막작 ‘감쪽 같은 그녀’의 주연배우 나문희, 김수안 그리고 문소리, 예지원, 가수 바다, 유진 등의 스타들이 강릉의 시민들과 만났다. 특히 김서형은 개막식 오프닝 호스트로 참여해 개막 공연 해설 및 개막작 소개로 대세다운 맹활약을 펼쳤다.

다만 개막식 날임에도 불구하고 예상보다 시민들의 참여도는 적었다. 개막식이 열린 강릉아트센터 정문 직전까지 영화제에 대한 안내문구나 표지판 등은 전혀 설치되지 않았고 관련 홍보도 미흡해 주변은 적막 그 자체였다. 그나마 근처를 운동하며 지나가던 시민들 중에는 “오늘 무슨 음악회 하나?” “영화제? 그런 걸 여기서 하나?” “강릉에서 영화제가 생긴 걸 지금 알았다”는 반응도 있었다.

레드카펫을 지켜본 10대 시민들 중에는 “생각보다 재미있었다” “신기하다”는 반응도 있었지만, “며칠 전에 영화제가 열린다는 걸 알았다” “안내 문구가 없어 찾아오면서 많이 해맸다” “주변이 너무 깜깜해 무서웠다” “좀 더 밝고 친절한 안내가 있었으면 좋겠다. 물어볼 사람이 없더라” 등의 반응이 대다수였다.

또한 개막식에 참석한 한 영화 관계자는 “처음이라 아직 보완할 게 많아 보인다. 생각보다 너무 조용해 놀라긴 했지만 좋은 취지에서 시작된 영화제인 만큼 앞으로 널리 알려지고 더 많이 발전했으면 좋겠다”며 응원을 보내기도.

이날 개막 공연작이었던 ‘마지막 잎새’는 최초의 여성 감독 중 한 명인 알리스 기 블라쉐가 오 헨리의 동명소설을 현대적 시각으로 자유롭게 각색한 작품으로 강릉시립교향악단의 연주와 김서형의 해설이 어우러졌다. 이후에는 개막작인 ‘감쪽 같은 그녀’가 상영되며 개막식의 피날레를 장식했다.

사진I한현정 기자
오늘(9일)부터는 본격적인 축제에 들어간다. 정체성을 담은 1회인 만큼 영화 문학 그리고 음악을 아우르는 문화 그 자체에 초점을 뒀다.

먼저 ’영화 & 문학’ 섹션에서는 다양한 문학적 영화들을 만날 수 있다. 1960∼70년대 한국 문예 영화들로 채워진 문예영화 특별전에서는 신상옥 감독의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 유현목 감독의 ‘장마’ 등이 상영된다. ‘여성은 쓰고, 영화는 기억한다’ 섹션에서는 탕웨이 주연 허안화 감독의 ‘황금시대’, 에밀리 디킨슨의 삶을 다룬 ‘조용한 열정’ 등을 선보인다.

‘마스터즈 & 뉴커머즈’에서는 영화 거장과 신예 감독의 작품들이 소개되는 가운데 최인호 작가 회고전에서는 ‘고래사냥’, ‘적도의 꽃’, ‘별들의 고향’ 등이 상영되고, 배창호·이장호 감독, 안성기 배우의 스페셜 토크도 마련된다.

눈길을 끄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전’에서는 2018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은 ‘어느 가족’, ‘환상의 빛’, ‘걸어도 걸어도’ 등의 대표작이 상영된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마스터 클래스 시간도 예정돼 있어 기대를 모으고 있다.

‘강릉, 강릉, 강릉’에서는 김응수 감독의 신작 ‘스크린 너머로’를 만날 수 있다. 류한길 음악가와 함께하는 씨네라이브로 상영되며 어린이 관객을 위해 ‘원숭이 왕자의 여행’, ‘작은 여행자들’, ‘판타스틱 Mr. 폭스’ 등도 선보인다.

폐막작은 밥 딜런의 콘서트 실황을 담은 음악 다큐멘터리 영화 ‘돌아보지 마라’다. 오는 14일까지 강릉아트센터, CGV 강릉, 강릉독립예술극장 신영, 고래책방, 경포해변 등에서 진행된다.

kiki2022@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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