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톡>신부의 아동 性추행.. 그 후 아이들은

김구철 기자 2020. 1. 15.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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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를 대표하는 프랑수아 오종 감독의 '신의 은총으로'(사진)는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작인 '스포트라이트'와 마찬가지로 가톨릭 사제의 아동 성추행 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다.

프레나 신부와 엮인 기억으로 교회를 등진 채 살던 프랑수아(드니 메노셰)는 자신의 부모가 문제를 제기했을 당시 프레나 신부를 파면하겠다던 교회가 사건을 은폐했다는 사실에 분노하며 프레나 신부에게 당한 증언을 모아 기록하고, 피해자들을 지원하기 위해 '라 파롤 리베레'(La Parole Liberee·해방된 목소리)라는 단체를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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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신의 은총으로’

프랑스를 대표하는 프랑수아 오종 감독의 ‘신의 은총으로’(사진)는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작인 ‘스포트라이트’와 마찬가지로 가톨릭 사제의 아동 성추행 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다. ‘스포트라이트’는 사건을 취재하는 기자들의 시선을 따라가지만 ‘신의 은총으로’는 피해자들이 어떤 삶을 살았고, 진실과 정의를 지키기 위해 어떻게 나섰는지를 보여준다. 인물들의 사연에 집중하며 살아가는 용기와 사람 간의 관계, 존중과 배려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다섯 자녀를 낳고 행복한 가정을 꾸린 은행원 알렉상드르(멜빌 푸포)는 30여 년 전 어린 시절에 자신을 성적으로 학대한 프레나 신부(버나드 베를리)가 여전히 아이들과 함께하는 직무를 맡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충격에 빠진다. 그는 더 이상의 피해를 막기 위해 바르바랭 추기경(프랑수아 마르튜레)에게 편지를 보내고, 프레나 신부도 만난 후 그의 범죄를 고소한다. 프레나 신부와 엮인 기억으로 교회를 등진 채 살던 프랑수아(드니 메노셰)는 자신의 부모가 문제를 제기했을 당시 프레나 신부를 파면하겠다던 교회가 사건을 은폐했다는 사실에 분노하며 프레나 신부에게 당한 증언을 모아 기록하고, 피해자들을 지원하기 위해 ‘라 파롤 리베레’(La Parole Liberee·해방된 목소리)라는 단체를 만든다. 과거의 사건 때문에 정신적, 육체적으로 고통받으며 살아온 에마뉘엘도 이 모임에 합류하며 사건을 공론화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선다.

충격적 영상과 금기된 이야기로 주목받아온 오종 감독은 처음으로 실화 소재 영화를 만들며 사실을 왜곡하지 않기 위해 자극적인 요소를 배제한 채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펼쳐냈다. 애초 다큐멘터리로 기획했던 그는 “피해자들이 다큐멘터리에 대해 거부감을 느낀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그들이 원하는 것을 만드는 게 나의 의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영화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각 피해자의 상황을 나열하며 자칫 지루해질 수도 있지만 오종 감독은 세 명의 피해자를 릴레이식으로 연결하며 이야기의 흐름을 흥미진진하게 이어간다. 각기 다른 상황에서 새로운 삶을 열기 위해 안간힘 쓰는 인물들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자신의 삶을 들여다보게 된다.

이 사건은 현재진행형이다. 지난해 집행유예 판결을 받은 바르바랭 추기경은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사임 의사를 밝혔다. 이번 달 프레나 신부의 형사재판과 바르바랭 추기경의 항소심이 진행될 예정이다. 제69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심사위원대상 수상작. 16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김구철 기자 kc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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