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GO를 찾아서]마지막 단관극장 '동광극장'을 가보다
'응팔', '시그널' 등 촬영지로도 유명
내부 리모델링 후 골드클래스급으로 변신
이 때문에 소규모 극장은 여지없이 사양길에 접어들었고 단관극장 역시 하나둘씩 사라지는 추억의 영화관이 됐다. 편의성을 고려해 좋은 극장들이 많아진 것은 반가운 일이지만, 그때 그 시절만의 운치는 아쉽게도 자취를 감춰가고 있다.
경기도 동두천시에는 우리나라에 남은 마지막 옛날식 단관극장이 아직 건재하다. 지난 1959년 문을 연 ‘동광극장’은 고재서(63) 대표가 1986년 극장을 인수한 뒤 운영을 계속하고 있다. 개관 61년째를 맞은 이곳은 영화관 자체가 박물관이었다.
동두천 중앙시장을 따라 걸으면 어렵지 않게 동광극장을 찾을 수 있었다. 극장 외관은 옛 모습 그대로 걸린 노란색 영화 간판이 세월의 흔적을 그대로 담고 있었다. 언뜻 보면 극장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는 외관이지만 ‘동광극장 상영 중’이라는 큰 문구와 함께 최신 영화 포스터들이 걸려 있었다.
극장 내부에 들어서니 마치 과거로 여행을 온 듯한 느낌이 들었다. 매점과 매표소 등은 옛날 극장 모습 그대로였다. 특히 이곳은 벌써 여러 방송에서 소개될 정도로 유명세를 탄 곳이었다. 이를 알려주듯 드라마 ‘응답하라 1988’과 ‘시그널’ 등을 촬영했다는 안내판도 세워져 있었다.
그 뒤로는 우리나라의 근현대사 영화관들을 장식했을 법한 신기한 모양의 영사기도 놓여 있었다. 고 대표는 “이 영사기는 1980년도에 구입한 것”이라며 “2009년 영화 ‘아바타’를 상영하면서 구형 영사기를 디지털 영사기로 교체한 뒤 이곳에 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영사기는 지금도 사용이 가능할 정도로 잘 관리된 상태다.
이곳은 멀티플렉스 극장만큼 잘 꾸며놓은 휴게실도 자리했다. 먼지 한 톨 없이 관리가 잘 된 검은색 소파와 함께 관객들을 위한 안마 의자도 있었다. 매점에는 각종 과자를 비롯해 팝콘부터 콜라까지 다양한 먹거리들이 가득했다.
이후 상영관에 들어서자 상상했던 것과 너무 다른 모습에 또 한 번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61년 된 영화관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만큼 넓고 깔끔했다. 총 283명을 수용할 수 있는 이 상영관은 현재 어느 영화관과 비교해도 절대 밀리지 않을 만한 고품격 내부시설을 마련했다.
이날 영화를 관람한 조모(36)씨는 “이곳을 다시 방문한 지는 5년 정도 된 것 같다. 지금도 그때 그 모습 그대로다. 북적이는 영화관과는 달리 오롯이 영화에만 집중할 수 있어 너무 좋다”면서 “보다 저렴한 가격에 상영관 좌석도 너무 편하고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고 대표는 “상영작마다 다르지만 지난해에는 1만명 가량 온 것 같다”며 “월 평균 500명 가량은 방문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방송에도 나오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도 화제가 되면서 젊은 친구들이 멀리서도 일부러 영화관을 구경하러 오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모두가 변화를 위해 노력하는 시대에 고 대표는 영화관에 대한 애정과 추억을 간직하기 위해 이곳을 지키고 있는 것은 아닐까.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동광극장이 최대한 오래 우리 곁에 머물렀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민정 (a20302@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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