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카상, 정말 꿈만 꿨었다"

김유림 기자 2020. 2. 1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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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의 봉준호 ‘오스카’를 휩쓸다

‘최초,최초,최초!’ 장벽을 무너뜨린 ‘기생충’


‘기생충’의 주역들이 9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돌비 극장에서 막을 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함께 트로피를 들고 축하하고 있다. /사진제공=로이터

92년 오스카 역사를 새로 쓴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 9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리스 할리우드 돌비극장에서 진행된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기생충’이 각본상과 국제장편영화상, 감독상에 이어 작품상까지 수상하면서 4관왕의 기록을 달성했다.

아카데미 작품상을 비영어권 영화가 수상한 것은 아카데미 시상식의 92년 역사상 처음이다. 작품상은 아카데미 시상식의 최고 영예를 가리는 상이다. 아카데미 시상식은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 회원들 중 가장 많은 수가 참여해 수상작을 가린다. 칸영화제와 아카데미 최우수작품상을 동시 수상한 작품은 영화 역사를 통틀어 2번째다. 1955년 미국 영화 ‘마티’가 아카데미 최우수작품상과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동시에 받은 이래로 65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감독상은 대만 출신 이안 감독이 ‘브로크백 마운틴’과 ‘라이프 오브 파이’로 두 차례 수상한 후 아시아 감독으로는 2번째 수상이다. 각본상의 경우 아시아계 작가로 최초 수상이며, 비영어권 영화로는 2003년 ‘그녀에게’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 이후 17년 만의 수상이다.

‘기생충’의 주역들이 9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돌비 극장에서 막을 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함께 트로피를 들고 축하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봉준호 감독의 ‘말말말’

아시아계 최초로 각본상을 수상한 봉 감독은 무대에 올라 “시나리오를 쓴다는 게 고독하고 외로운 작업이다. 국가를 대표해서 쓰진 않지만 한국이 처음 탄 아카데미상”이라고 말했다. 그는 “언제나 많은 영감을 주는 아내에게도 감사하고 제 대사를 화면으로 옮겨준 멋진 배우들에게도 감사드린다”며 ‘기생충’ 배우들을 보고 미소 지었다.

쟁쟁한 감독들 사이에서 감독상(Directing)까지 수상한 봉 감독은 “국제영화상을 수상하고 오늘 할 일은 끝났구나 생각했다. 제가 어렸을 때 영화를 공부하면서 가슴에 새겼던 말이 있었다.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이라는 말”이라며 마틴 스코세이지를 가리켜, “학교에서 그의 영화를 보면서 공부했다. 함께 후보에 오르는 건 생각하지 못했다”고 영광을 돌렸다. 

또한 “제 영화를 아직 미국 관객들이 모를 때 항상 제 영화를 리스트에 뽑고, 좋아하셨던 쿠엔틴(쿠엔틴 타란티노) 형님도 계신데, 너무 사랑하고 감사하다. 쿠엔틴 아이 러브 유”라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같이 후보에 오른 토드 필립스나 샘 멘데스 등 다 제가 존경하고 사랑하는 감독님”이라며 “오스카에서 허락한다면 이 트로피를 텍사스 전기톱으로 잘라서 5등분해 나누고 싶은 마음”이라고 재치 있는 소감을 남겼다.

봉준호 감독과 기생충 주역들이 9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돌비 극장에서 막을 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영화 ‘기생충’으로 4관왕에 올랐다. /사진=로이터

◆외신들도 극찬한 ‘기생충’ 역사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작품상과 감독상, 극본상, 국제영화상까지 4관왕을 차지하자 외신은 소식을 속보로 타전하며 찬사를 쏟아냈다. LA타임즈는 “아시아 첫 오스카 각본상, '기생충'이 역사 썼다”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다. 미 일간 USA투데이는 봉 감독의 감독상 수상 장면을 인상 깊게 보도, “마틴 스코세이지를 포함한 청중들이 모두 흥분했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영국 BBC방송도 '기생충'의 아카데미 시상식 4관왕 소식을 긴급 뉴스로 내보냈다. BBC는 “계층이 매우 다른 두 가족에 대한 사회 풍자”라고 설명한 뒤 “아카데미 시상식 92년 역사에서 '자막이 달린 영화'가 작품상을 수상한 것은 처음”이라고 보도했다. 미 ABC방송 역시 “기생충이 오스카의 장벽을 깨부쉈다”고 극찬했다. 방송은 “최고의 영화상을 수상한 (아카데미) 최초의 비영어권 영화”라며 수상 소식을 전했다.

한편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은 “웃음과 독특한 머리스타일, 걸음걸이와 패션까지 봉준호의 모든 것이 좋다. 특히 그의 유머감각을 좋아한다”며 “‘기생충’을 응원해주시고 사랑해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린다”고 언급했다. 이어 “한국 영화를 봐주신 모든 관객분들에게도 감사하다. 여러분 덕분에 안주하지 않고 감독과 창작자들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기생충’에 의한, ‘기생충’을 위한 아카데미 시상식이 될 것이라고는 누구도 감히 상상하지 못했지만 쏟아진 축하 속 영광의 새 역사가 쓰인 셈이다.

봉준호 감독상 소감 전문
Thank You. 좀 전에 국제영화상을 받고 오늘 할 일은 끝났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아 너무 감사합니다.
어렸을 때 제가 항상 가슴에 새겼던 말이 있었는데 영화 공부를 할 때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이다’ 그말을 하셨던 분이 누구였나면. 책에서 읽은 거였지만 그 말은 마틴 스코세이지의 말이었다.
일단 제가 학교에서 마틴 영화를 보면서 공부했던 사람인데 같이 후보로 오른것만으로도 영광인데 이 상을 받을 줄 전혀 몰랐었구요. 제 영화를 아직 미국 관객들이나 사람들이 모를 때 항상 제 영화를 리스트에 뽑고 좋아하고 했던 ‘쿠엔틴 형님’(쿠엔틴 타란티노)도 계신데 정말 사랑합니다. 쿠엔틴 ‘I love you’.
그리고 같이 후보에 오른 토드 필립스(영화 ‘조커’)나 샘 멘데스(영화 ‘1917’) 등 다 제가 너무나 존경하는 멋진 감독들인데 이 트로피를 정말 오스카 측에서 허락한다면 텍사스 전기톱으로 5개로 잘라서 나누고 싶은 마음입니다.
Thank You, I will drink untill the next morning, thank you.

☞ 본 기사는 <머니S> 제632호(2019년 2월18~24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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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림 기자 cocory098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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