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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입자' 송지효·김무열, 메이저 영화 개봉 불 지피나

듀나 칼럼니스트 입력 2020. 06. 02.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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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도로 과장된 '침입자', 관객들은 어떻게 받아들일까

[엔터미디어=듀나의 영화낙서판] 손원평 감독의 <침입자>는 코로나 바이러스로 초토화된 극장가에서 오래간만에 개봉하는 메이저 한국 영화이다. 개봉 일자는 6월 4일로 잡혔는데, 결과가 어떨지는 알 수 없다. 우린 과연 이전의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스포일러를 최대한 피하며 영화의 내용을 소개해보자. <침입자>의 주인공은 서진(김무열)이라는 건축가다. 몇 달 전에 아내를 교통사고로 잃고 딸과 함께 부모 집에 들어와 살고 있다. 이들 가족에겐 슬픈 사연이 하나 더 있는데, 서진이 어렸을 때 동생 유진(송지효)이 유원지에서 실종되었다. 서진은 동생의 손을 놓친 자신의 잘못이 크다고 생각한다.

영화가 시작되고 얼마 되지 않아 25년만에 동생을 찾았다는 연락이 온다. 서진은 어린 시절 기억을 완전히 잃었다는 그 여자가 미덥지 않지만 유전자 검사 결과는 동생이 맞다고 한다. 유진은 당연한 듯 서진의 집으로 들어오고 가족은 다시 돌아온 딸을 받아들인다. 하지만 아직 의심의 시선을 거두지 못한 서진은 유진의 뒷조사를 시작한다. 점점 수상쩍은 증거들이 드러나지만 이상하게도 가족은 모두 유진 편이다.

<침입자>가 중반을 넘기면 고민이 시작된다. 유진이 무언가를 숨기고 있고 가족을 상대로 음모를 꾸미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아직도 아내의 죽음에서 회복되지 못한 서진 역시 결코 정신이 멀쩡해 보이지 않는다. 서진 앞에 드러나는 진상은 19세기 프랑스 대중소설에만 나올 법한 극단적인 재료들로 구성된, 장르적으로 과장된 이야기로, 이를 현실세계의 논리만으로 온전히 설명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서진이 미쳤거나, 세상이 서진만큼 미쳤거나 둘 다라고 할 수밖에. 영화는 서진의 시점 바깥에서 벌어지는 사건들도 보여주기 때문에 영화 속에서 벌어지는 사건 모두가 서진의 망상일 수는 없지만 그래도 이야기는 사실과 망상으로 깔끔하게 구분되지 않는다.

이는 단점이 아니다. 세상에는 극단적인 멜로드라마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가 있다. 만약 영화의 테마가 망상이라면 망상만큼 이를 손쉽게 다룰 수 있는 재료는 없다.

영화가 다루는 것이 망상이라면 그 망상은 가족에 대한 망상일 것이다. 일일연속극에 나오는 것처럼 저녁이 되면 온가족이 식탁 앞에 모여 같이 밥을 먹는 그런 가족에 대한 망상. 영화 <침입자>는 서진에게 건축가라는 직업을 주어 일부러 그런 공간을 만들어낸다. 서진의 부모가 살고 있는 집은 얼핏 보면 1980~90년대 쯤에 지은 단독 주택처럼 보이지만, 영화 속 설정에 따르면 서진이, 사라진 동생이 돌아오기를 빌면서 그 당시의 스타일을 흉내내어 다시 지은 집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영화의 집이 세트처럼 보이는 것은 자연스럽다.

유진이 돌아오면서 가족들이 하는 행동이나 대화도 은근히 한국 드라마를 흉내 내는 역할극처럼 보이는데, 이들은 실종되었던 동생이 돌아온 뒤로 '정상가족'처럼 행동해야 할 의무감을 느끼는 것처럼 보인다. 이들이 이 환상을 깨려는 서진에게 거부감을 느끼는 이유도 어느 정도 이해는 간다. 스포일러라 언급할 수 없는 특정 영향력이 없었다고 해도 이들은 이 환상을 깨트리려는 행위에 맞섰을 것이다.

영화가 가족과, 가족의 환영을 다루는 방식에 대해 보다 깊이 이야기를 하려면 아무리 조심하더라도 스포일러를 건드려야 한다. 지금 말할 수 있는 것은 다음과 같다. 위에서도 말했듯, 이 사건의 진상은 극도로 과장되어 있다. 어떤 관객은 이 진상이 초반부와 중반부에서 유도될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니며 아귀가 맞지 않는다고 여길 것이다. 하지만 지난 몇 달 동안 관객들은 한국에서는 무슨 일이든 일어날 수 있으며, 이 정도 진상 정도는 그리 신기하지 않다고 교육받았는지도 모른다. 어느 쪽이건 이 진상은 한국인들의 가족 이데올로기를 만들어내는 원인과 동력을 보여주려 한 시도였을 것이다.

칼럼니스트 듀나 djuna01@empas.com

[사진=영화 '침입자'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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