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이 주는 떨림"..'결백', 칭찬은 신혜선도 춤추게 한다(종합)[인터뷰]

김보라 2020. 6. 5.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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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김보라 기자]  배우 신혜선(32)은 비슷한 나이 또래 남녀 배우들을 통틀어 부쩍 거침없는 이미지를 보여준다. 이미지 관리를 위해 혹은 오해를 만들까 두려워 말 조심하는 여타 배우들과 달리 기자가 만난 그녀는 꾸밈없이 솔직한 기운이 생생한 사람이었다. 

질문 하나를 던지면 오래 고민한 끝에 만들어진 대답이 아닌, 솔직하고 구체적인 생각이 막힘없이 쏟아져 나온다. 그렇다고 해서 말실수를 하는 것은 아니다. 신혜선만의 통큰 기백이야말로, 그녀만이 가진 매력을 가장 잘 보여준다고 말할 수 있다. 

신혜선은 5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제가 막내라 아직 철부지다. 하하. 제가 엄마랑 같이 사는데 저 때문에 힘드실 거다.(웃음)”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잠도 많고, 특히 스케줄이 너무 많을 때면 가끔씩 알람을 못 들어서 깨워주실 때가 있다. 그런 날마다 중고등학교 때 생각이 난다.(웃음) 부모님에겐 제가 아직 엄청난 아기다.(웃음) 요즘엔 스케줄이 엄청나게 많지 않아서 혼자서 잘 일어난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오는 10일 개봉하는 영화 ‘결백’(감독 박상현, 제작 영화사 이디오플랜, 제공 키다리이엔티・소니픽쳐스 인터내셔널프로덕션, 배급 소니픽쳐스 엔터테인먼트코리아・키다리이엔티)은 아버지의 장례식장에서 어머니(배종옥 분)가 살인 용의자로 몰렸다는 것을 알게된 변호사 안정인이 고향으로 내려가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을 그린 드라마 장르의 영화다. 지난 3월 개봉을 앞두고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해져 미뤘으며 5월엔 이태원 발 코로나 여파로 인해 또 한 번 연기해야만 했다.

이에 신혜선은 “전 세계적으로 고통받는 것이기 때문에, 이것 때문에 개봉이 미뤄져서 고통스럽다기보다 빨리 잘 해결이 돼서 넘어갔으면 좋겠다. 저희 영화를 보신다면 마스크를 쓰고 오셔서 거리를 두고 봐주셨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최근 몇 달간 계획에 없던 휴식을 취하게 됐다는 그녀는 “예상치 못 하게 개봉 취소가 돼서 집에서 쉬었다. 데뷔 후 처음으로 몇 개월간 쉬어봤다. 집에만 있었는데 나름 괜찮더라"며 “초기에는 일을 하고 싶어서 몸이 근질근질했는데 시간이 지나다보니 나름 익숙해졌다. 다시 일을 하려고 하니 적응할 시간이 필요했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영화의 개봉 예정 당시, 부모님을 비롯한 할머니가 굉장히 기대했지만 미뤄져서 안타까웠다고. “개봉을 앞두고 아빠가 좋아하셨다. 저희 외할머니도 많이 기다리셨는데 ‘결백’을 기다리다가 몇 주 전에 하늘나라로 떠나셨다. 개인사지만 저희 집안에서는 안타까운 일이었다”고 전했다.

2012년 12월 방송된 KBS 드라마 ‘학교 2013’으로 데뷔한 신혜선은 4년 뒤 방송한 주말드라마 ‘아이가 다섯’을 통해 본격적으로 얼굴과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드라마 ‘비밀의 숲’(2017)은 배우 신혜선의 가치와 발전 가능성을 일깨워준 작품이다. 

상업영화 첫 주연작 ‘결백’은 그녀가 앞으로 스크린에서 활약할 기회를 만들어줄 터닝 포인트다. ‘결백’에서 엄마를 하루 아침에 살인 용의자로 둔 정인은 극에서 가장 큰 활약을 하는 핵심 캐릭터다. 아직 영화적 경험이 적은 배우로서 부담이 될 법도 하다.

‘결백’에 출연한 과정에 대해 “제가 이 시나리오를 재미있게 읽기도 했지만 집 식탁에 우연히 시나리오를 두고 나갔다 왔는데 아빠가 그 사이에 재미있게 봤다고 하시더라. 아빠 나이 또래에서 재미있게 읽은 대본이겠구나 싶어서 결정을 하게 됐다”고 전했다.

신혜선은 정인 역을 맡아 엄마 화자를 연기한 선배 배우 배종옥과 호흡을 맞췄다. “처음엔 솔직히 무서웠다. 사람으로서 무섭다기보다 제가 어렸을 때부터 본 선배님과 같이 연기한다고 해서다. 그래서 내가 작품에 누가 되지 말아야겠다는 부담감이 생겼다”며 “선배님이 노인 분장을 한 모습을 보니, (선배라는)생각이 싹 사라지고 극중 관계가 어색한 정인의 엄마 같다는 마음이 들었다”고 연기하는 데 큰 도움을 받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종옥 선배님은 실제로 전혀 안 무섭다. 오래 연기를 하셨는데 배우로서 열정이 많고 여전히 순수하시다. 오래 하셨지만 아직도 해보고 싶은 게 많다고 하신다. 힘든 촬영을 해도 힘든 내색을 절대 안 하셔서 배우고 싶었다”며 “현장에서 선배님이 이런 저런 얘기를 해주시는 것도 되게 재미있었다. 현장에서 촬영을 하실 때 엔돌핀이 나오시는 거 같다. 그런 게 저에게도 느껴져서 ‘저렇게 되려면 얼마나 열정을 유지하고 있어야 할까?’ 싶었다”고 말했다.

신혜선은 ‘결백’의 메시지가 무엇이라고 생각했느냐는 질문에는 “법정 얘기가 나오지만 결국 하고 싶었던 말은 모녀에 대한 얘기”라며 “정인이 서울로 올라와 세련되고 멋진 모습으로 사는데, 엄마는 여전히 시골에 머물며 살고 있지 않나. 엄마에 대한 죄책감도 있을 거다”라고 짚었다.

드라마에서 주로 활동해왔던 그녀는 영화와 차이가 컸느냐는 물음에 “솔직하게 적응하기 힘들었던 건 대기 시간이 긴 거였다"며 “성격이 급한 편이라 하루 동안 많은 신(scene)을 찍는 것에 몸이 적응해 있다. 그래서 영화 촬영장에 제 몸을 적응시키는 것에 인내심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신혜선은 정인 캐릭터를 이해하고 표현하는 데 박상현 감독의 도움이 컸다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감독님이 6살 짜리 아이에게 말하는 것처럼 친절하고 깊게, 제가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을 해주셨다. 연기까지 해주시면서. 마치 구연동화처럼 설명을 들어서 제가 더 이해하기 편했다. 감독님이 칭찬을 많이 해주셔서 좋았다.”

그러면서 “개봉 후에 ‘결백 재밌다’라는 반응을 듣고 싶다.(웃음) 모든 사람을 만족시키고 공감시키는 건 불가능하다고 본다. 다만 최대한 많은 분들이 저희 영화의 감정선에 공감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게 가장 큰 바람”이라며 “사실 저는 칭찬을 받으면 너무 기분이 좋다. 예를 들면 연기 잘 한다는 댓글을 보면 적어도 10번 정도 곱씹어서 읽어 본다. 근데 그게 위험한 거 같다. 물론 칭찬을 해 주시면 좋지만 의연한 마음을 갖고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시청률 제조기라는 수식어에 기분이 좋았겠다’는 말에 “너무 창피한 말이다. 칭찬해 주시면 마음 속으로 춤 추고 난리가 난다.(웃음) 근데 되게 부담스럽다”며 “제가 아직 그 단계에 상응하는 사람은 아닌데 좋게 말씀을 해주시면 욕심도 생긴다. 앞으로 더 성장해야겠다는 마음”이라는 각오를 밝혔다.

신혜선은 밝으면서도 어둡고, 자신만의 고유한 색깔을 잃지 않으면서 더 넓은 영역으로 나갈 준비를 하고 있다. “항상 그랬지만 제가 가장 크게 바라는 건 긴장을 좀 안 했으면 좋겠다는 거다. 아직도 카메라 울렁증이 있다. 첫 촬영이 너무 어렵고 무서운 사람이다. 오히려 마지막이 더 편할 정도”라며 “이 영화도 어떻게 보면 처음이니 그 단어 자체가 제게 긴장이 된다. 처음이라는 트라우마에서 벗어날 수 있길, 첫 촬영-첫 미팅이라는 단어에 긴장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 purplish@osen.co.kr

[사진] 키다리이엔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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