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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회 백상]심사 결과 공개.. 영화부문 어떻게 결정됐나

조연경 입력 2020.06.08. 08:31 수정 2020.06.08.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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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스포츠 조연경]
제56회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대상 봉준호 감독
제56회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대상 봉준호 감독
올해는 전 부문 박빙의 심사가 진행되면서 심사위원들이 여러 번 "타임"과 "5분 휴식"을 외치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물론 최종 만장일치는 나왔지만 그 과정에서 심도깊은 논의와 대화, 무기명 투표까지 수 차례 이어졌다. 백상예술대상이 택한 영광의 얼굴이 탄생하는 순간은 결코 녹록치 않았다.

이현승 심사위원장은 "후보 선정 과정도 쉽지 않았기에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이렇게까지 치열할 줄은 상상 못했다"며 "어느 시상식이든 수상 결과에는 늘 책임과 다양한 반응이 뒤따르기 마련이고 아쉬움도 공존한다. 때론 '이변'이라 표현할 수는 있지만 이유없는 수상은 없고 상을 받지 못할 후보도 없다"고 단언했다.

제56회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작품상 ‘기생충’ 바른손이앤에이 곽신애 대표
사실상 트로피에 이름을 새겨 놓은 것이나 다름 없다고 여겨졌던 작품상과 대상은 '기생충'과 봉준호 감독이 선의의 경쟁을 펼쳤다. 지난 1년간 '기생충'이 선물한 성과가 대단하지만, '기생충' 단 한 편만의 이유라기 보다는 봉준호 감독이 데뷔 후 보여준 도전과 경험들이 '기생충'을 매개체로 빵 터진 결과라는 것에 주목했다. 봉준호 감독이 빠르게 대상 수상자로 결정되면서 '기생충' 역시 만장일치 작품상을 차지했다.

감독상을 비롯해 신인감독상, 시나리오상에 대해서는 그야말로 난상토론이 펼쳐졌다. 심사위원들을 가장 골머리 썩게 만든 부문들이기도 했다. 특히 신인감독상 부문은 격론을 펼치다 숨을 고르는 시간이 무한 반복됐고, 다른 부문 심사로 넘어갔다 다시 돌아 오기도 했다. 그 과정에서 '엑시트' 이상근 감독이 신인감독상과 시나리오상 유력 후보로 꾸준히 거론됐고, '김군' 강상우 '82년생 김지영' 김도영 '벌새' 김보라 '찬실이는 복도 많지' 김초희 감독까지 4명의 후보에 대한 각각의 지지도 골고루 이어졌다.

제56회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신인감독상 ‘82년생 김지영’ 김도영 감독
제56회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시나리오상 ‘엑시트’ 이상근 감독
강상우 감독은 "연출력은 다소 미진하지만 5.18 소재를 다룬 에너지"를 인정 받았고, 김초희 감독은 "신선한 독립영화들 사이에서도 돋보이는 작품을 완성했다"는 평을 받았다. 숱한 토론의 결과는 김도영 감독에게 쏠렸다. 심사위원들은 "김도영 감독은 영화에 필요한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 유명 원작이 존재했고, 제작 단계부터 여러 잡음이 많았던 '82년생 김지영'에 가장 필요했던건 감독의 뚝심이었다. 모나거나 튀기 쉬운 지점들을 신인감독 답지 않게 잘 이끌었고, 영화만의 완성도를 높였다. 부담이 컸을텐데 '82년생 김지영'이 많은 관객들에게 사랑 받을만한 결과물을 내놨다"고 총평했다.

시나리오상은 6대 1의 압도적 지지로 '엑시트' 이상근 감독이 꼽혔다. '벌새' 김보라 감독과 접전을 펼쳤지만 최종 '엑시트' 이상근 감독에 손을 들었다. 심사위원들은 "코믹과 드라마, 액션 등 여러 장르를 잘 버무려냈다. 스케일이 큰 작품이었는데 완숙하게 조절했다. 그 바탕엔 균형감이 탄탄한 시나리오가 존재했다"며 "'엑시트'는 이상근 감독의 연출력도 훌륭했지만,기획과 시나리오 구성도 분명 탁월했던 작품이다. 오락 영화로 관객들을 적재적소 웃기며 영화적 재미와 장르적 발전을 모두 보여줬다. 의미와 메시지, '엑시트'만의 스토리까지 담아내며 대박 흥행에 성공한 '엑시트'의 성과는 이상근 감독의 연출력만 발휘된 결과라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제56회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감독상 ‘벌새’ 김보라 감독
제56회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예술상 ‘남산의 부장들’ 김서희 실장(분장)
감독상은 좁혀지지 않는 의견으로 5차 투표까지 이어지는 기염을 토했다. 올해는 물론 최근 몇 년간의 백상예술대상 심사 과정 중 가장 많은 시간과 선택이 할애됐다. 심사위원들을 녹다운 시킨 부문이다. '벌새' 김보라 감독과 '남산의 부장들' 우민호 감독이 격돌했다. 지지하는 이유도 명확했기에 설득의 시간이 길었다. 우민호 감독의 지지자들은 "한 영화를 전체적으로 컨트롤하는 힘이 대단했다. '남산의 부장들'은 우민호 감독 필모 중에서도 특히 그런 지점이 돋보였다. 서스펜스도 좋았고 실화 사건을 바탕으로 했지만 장르적으로 풀고 싶어하는 목적이 분명하게 보였다"고 강조했다. '벌새' 김보라 감독에 대한 의견도 만만치 않았다. "영화의 질감은 다소 거칠게 느껴지지만 그것이 '벌새'만의 분위기를 완벽하게 완성했다고 생각한다. 잔잔하지만 파격적이었고 독립영화로 분류되지만 상업영화만큼의 파급력도 보였다. 성수대교 사건 등 소재를 바라보고 다루는 시선도 참신했다"고 받아쳤다. 여러 번의 무기명 투표 끝 단 한 표차로 김보라 감독이 깜짝 이변이자 감동의 트로피를 품에 안을 수 있었다.

예술상은 '기생충' 미술 이하준 감독과의 접전 끝 5표를 받은 '남산의 부장들' 분장 김서희 실장이 차지했다. 심사위원들은 "그간 촬영·미술·음악 등에 비해 분장은 많이 주목받지 못하는 분야였다. 하지만 '남산의 부장들' 만큼은 분장의 존재감을 내세워도 좋지 않을까 싶다. 관객들의 관람 후기에서도 분장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룰 정도로 돋보이는 결과물을 내놨다"고 전했다.

제56회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남녀최우수연기상 ‘남산의 부장들’ 이병헌·‘생일’ 전도연
남녀최우수연기상은 2016년에 이어 이병헌과 전도연이 또 한번 나란히 수상하는 기록을 세웠다. '남산의 부장들' 이병헌은 '기생충' 송강호와 경쟁 끝 6표를 획득했다. 심사위원들은 "이병헌 아닌 다른 배우는 생각되지 않는다. 이병헌이 이 영화를 살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몰입도는 타의추종을 불허한다. 비교 불가다"고 깔끔하게 정리했다.

여자최우수연기상은 다섯 후보 모두에게 시선이 쏠렸고 '생일' 전도연과 '미성년' 김소진 '윤희에게' 김희애가 경합했다. 특히 조연이 아닌 주연으로 후보에 오르면서 존재감을 당당히 인정받은 김소진에 대한 지지가 컸다. 심사위원들은 "조연에 가깝다 느껴질 수도 있지만 '미성년'의 김소진은 분명 주연이다. 내면까지 모두 드러내는 뛰어난 연기를 펼쳤다"고 평했다. 김희애에 대해서는 "선택하기 어려운 역할이었을 수도 있는데 출연을 함으로써 김희애의 매력과 또 다른 얼굴을 볼 수 있었다. 앞으로 영화계에서 더 활약할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마의 전도연 벽을 넘을 수는 없었다. 심사위원들은 "전도연은 전도연이기 때문에 오히려 연기가 너무 뛰어나지 않으면 평균 정도의 반응만 받기 십상인데 매순간 놀라움을 선사해 늘 놀라운 배우다. 응축된 감정 연기는 시간이 지나도 잔상에 남는다"고 치켜 세웠다. 전도연이 한 표 차로 또 하나의 백상 트로피를 추가했다.

제56회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남녀조연상 ‘나의 특별한 형제’ 이광수·‘벌새’ 김새벽
남녀조연상은 연기상 중 최종 만장일치로 합의된 유일한 부문이다. '나의 특별한 형제' 이광수, '벌새' 김새벽이 그 주인공이다. 여자조연상 김새벽은 여러 명의 심사위원들이 심사 시작부터 동시에 김새벽의 이름을 외치면서 이견없이 선택된 케이스다. "떄론 짙은 감정을 내비칠 때보다 쿨한 연기가 더 어려운데 '벌새'를 통해 김새벽의 매력이 도드라졌다"고 추천했다.

남자조연상은 '찬실이는 복도 많지' 김영민 '신의 한 수: 귀수편' 원현준 '남산의 부장들' 이희준이 한번씩 거론됐지만 이광수에 대한 지지가 상당했다. 심사위원들은 대중적으로 강한 예능인 이미지를 떨쳐내고 '배우 이광수'에 온전히 집중했다. 특히 '나의 특별한 형제'에서 보여준 이광수의 연기는 흠잡을 곳이 없다는 평. 심사위원들은 "본인이 선택했고 현재도 걷고 있는 길이지만 예능으로 인해 쉽게 평가절하되는 배우다. 배우로서 평가 자체가 인색하기도 하다. 하지만 작품을 봤다면 그가 얼마나 훌륭한 연기를 펼쳤는지 분명 납득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수상으로 배우 이광수 역시 조금 더 주목받길 바란다. 한국의 아담 드라이버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고 극찬했다.

제56회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남녀신인연기상 ‘기생충’ 박명훈·‘찬실이는 복도 많지’ 강말금
남자신인연기상은 '기생충' 박명훈 '사냥의 시간' 박해수의 대결이었다. '보희와 녹양' 안지호도 언급됐지만 심사위원들은 '강렬함'에 조금 더 초점을 맞췄다. 박명훈은 남자조연상 후보에도 동시 노미네이트 되면서 양 부문이 함께 거론됐다. 심사위원들은 박해수에 대해 "연기를 하지 않는 것 처럼 보이는 연기가 매력적인 배우다. 매 작품마다 늘 잘한다"고 호평하면서도 "그렇기 때문에 '사냥의 시간'에서 독보적으로 눈에 띄었다고 평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전했다. 박명훈에 대해서는 "영화의 한 줄거리를 명확하게 담당하고 있고, 사실 등장 자체가 센세이션했다. 봉준호 감독의 발굴이자 충무로의 발굴이다"고 평했다. 그 결과 박명훈이 4표, 박해수가 2표, 안지호가 1표를 받으면서 과반수 이상의 선택으로 46세 박명훈이 올해의 백상 남자신인연기상 주인공이 됐다.

여자신인연기상은 연령의 대결이었다. 강말금·장혜진과 김소혜·김혜준·박지훈을 두고 영화에서 보여 준 성취에 대해 1차적으로 논했다. 이 과정에서 심사위원들은 "생애 단 한 번 받을 수 있는 신인상은 후보에 오른 것 만으로도 기회가 날아가는 것이 안타깝다"며 모두에게 트로피를 쥐어줄 수 없는데 아쉬움을 표했다. 하지만 이어진 심사는 냉정했고, 최종 '찬실이는 복도 많지' 강말금과 '윤희에게' 김소혜가 심사위원의 눈에 들었다. 김소혜에 대해서는 "본인에게도 기억에 남을만한 데뷔가 되지 않을까 싶다. 깜짝 놀랄 정도로 연기를 잘해줬고 앞으로 보고싶은 것, 할 수 있는 것이 더 많은 친구인 것 같다"고 극찬했다. 하지만 "신선한 충격"을 안겨준 강말금에 대한 지지가 조금 더 컸다. 심사위원들은 "무대에서 그냥 쌓은 내공이 아니다. 향후 활발한 스크린 활동을 기대하게 만든다. 코로나19 여파 속에서도 꽤 많은 관객을 맞이했던 '찬실이는 복도 많지'를 다시 한번 대중에게 알리는데도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무엇보다 연극부문까지 아우르는 백상예술대상에 가장 걸맞는 수상이 아닐까 싶다"고 설명했다. 강말금이 5표, 김소혜가 2표를 획득했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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