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생하라 등 떠밀었나?" 박원상, 이유 있는 일침(종합)[EN:인터뷰]

배효주 입력 2020.06.30.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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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배효주 기자]

연기 경력 20여년, 박원상이 자신만의 연기관을 밝혔다.

영화 '불량한 가족'(감독 장재일)에 출연한 박원상은 6월 30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모처에서 진행된 인터뷰를 통해 영화 개봉을 앞둔 소감 등을 허심탄회하게 전했다.

오는 7월 9일 개봉하는 영화 '불량한 가족'은 음악만이 유일한 친구였던 '유리'가 우연히 '다혜'의 특별한 패밀리를 만나 진정한 성장을 하게 되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불량한 가족'은 아이돌 그룹 에이핑크 리더 박초롱의 첫 주연작이자 스크린 데뷔작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박초롱은 내성적이지만 모두에게 따뜻한 '유리'로 분했으며, 박원상은 오로지 딸을 위해 고군분투 열일하는 아빠 '현두' 역을 맡았다.

영화 개봉을 앞둔 박원상은 "시사회를 통해 영화를 보니 실수했던 부분만 보인다"며 "난 항상 안 좋은 부분만 보이는 거 같다. 예전에 영화 '7번방의 선물'을 할 때, 오달수 형에게 '난 대본이 머리로만 읽힌다'고 했더니, '난 아닌데, 재밌는데' 하더라. 그때 반성했다. 왜 난 오달수 형처럼 긍정적인 부분이 안 보일까 하고. 하지만 그때 뿐이더라"고 말했다.

박원상이 연기한 '현두'는 택배기사로, 바이올린 전공생인 딸 유리에게 거액의 바이올린을 사주며 열심히 뒷바라지한다. 그러나 딸이 진정 무엇을 원하는지는 듣지 않는다.

그런 '현두'를 두고 "못난 아빠"라고 표현한 박원상은 "나도 자식을 키우면서 부모님을 떠올릴 때가 많다. 내가 우리 아이들 나이일 때 기억을 더듬어보는 거다. 헌신이라는 것, 부모와 자식의 관계라는 게 무엇일까 싶을 때가 있다. 가끔 큰 아이가 내게 눈을 희번덕하게 뜰 때는 '부모가 모든 걸 다 해줘야 하나?' 싶은 마음"이라고 했다.

이어 "가족이라는 건 가장 옆에서 잘 들어주는 사람"이라며 "하지만 '현두'는 그러지 못했다. '나는 최선을 다 하고 있는데 넌 왜 그래' 하는 인물이다. 실제 나도 많이 다르지 않은 것 같다. 가끔은 두 아이들이 빨리 커서 훨훨 날아갔으면 좋겠다. 난 4남매 중 막내인데, 우리 부모님은 어떻게 우리들 대학 공부를 다 시키고 시집 장가를 보냈나 싶다"고 웃으며 말했다.

걸그룹 에이핑크 멤버인 박초롱과 부녀로 호흡했다. 박원상은 "박초롱이 아이돌 출신이라서 다를 거라는 생각은 안 했다"며 "요즘은 가수인 친구들이 연기하는 게 자연스러워지지 않았나. 하고 싶으니까 선택한 길일 거다. 또 다른 매체로 넘어가 적응한다는 게 쉽지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씩씩하게 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 옆에서 한 마디라도 더 해주려고 했다. 꼰대처럼"이라고 말하며 웃었다.

그에게 아이돌 출신이라는 편견은 없었다. "배우는 그냥 배우일 뿐"이라고 강조한 박원상은 "나는 10대 때 연극만 좋아했다. 오로지 연극만 생각했다. TV나 영화는 관심 없고, 연극이 최고라는 유치한 생각을 했다"며 "하지만 배우는 배우다. 어떨 때는 카메라 앞에서, 또 어떨 때는 무대 위에서 연기를 하는 거다. 박초롱 역시 아이돌 그룹 리더가 아닌 신인 배우였다"고 전했다.

또한 박원상은 "박초롱이 어린 나이는 아니다. 하지만 내가 그 친구 나이였을 때는 미숙했다. 그냥 직진만 했다. 경주마 같았고, 주변에 대해 느끼지 못했다. 그저 소처럼 달리기만 했다. 하지만 이 친구들은 현장과 카메라 앞이 익숙하다. 마치 물고기와 같다"고 비유했다.

그러면서 "좋은 배우로 성장했으면 좋겠다. 연기하는 순간이 즐거웠으면 좋겠다"고 덕담도 잊지 않았다.

극단 차이무 단원으로 활동하며 연극에서 영화로, 또 드라마로 발을 넓혀간 박원상. 어느덧 배우로 활동한 지도 20년이다.

긴 세월 동안 배우 이외의 다른 꿈을 꿔본 적은 없냐는 질문에 그는 "배우를 꿈 꾼 적도 없다"며 "그저 연극이 좋아서 연극을 꿈꿨을 뿐"이라고 고백했다.

"이렇게 '직업 배우'로 20년 넘게 활동할 거라는 건 20대 초반까지만해도 생각해본 적 없는 일"이라는 그는 "어렸을 때부터 '나는 이야기꾼이 되어야지' 라고 생각했다. 배우도 넓게 보면 이야기꾼이 아니겠나"라 말했다.

박원상은 이어 "물론 우울해질 때도 있었지만 관둬야겠다는 생각은 안 해봤다. 처음 대학로 나와 연극을 시작할 때 동료들과 소주 한 잔 마시면서 다짐했다. 우리는 누가 시켜서 연기하는 사람들 아니니까, 그만 두는 시점도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거라고. 내가 현장에 가는 게 즐겁지 않을 때 뒤도 안 돌아보고 그만둘 거라고. 다행히 아직은 다른 직업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때문에 연극배우의 생활고 레퍼토리는 '질색'이라는 그다. 박원상은 "어떤 배우는 아침 프로에 나와서 눈물을 흘리기도 하더라. 누가 고생하라고 등 떠민 거 아닌데 왜 저러고 있나 하는 생각이다. 나 역시 인터뷰 할 때마다 생활고 질문을 받는다. 그럴 땐 '다행히 집사람이 있는 집 출신이어서 카드 돌려막기 했다'고 농담처럼 답한다. 사회적으로 연극은 배고프다는 생각 때문에 그런 것 같다. 연극은 경제적으로 곤궁하다는 인식이 박혀 있어서 그런 것 같고, 또 사실이기는 하다. 소극장은 돈벌이가 안 된다. 투잡, 쓰리잡을 하는 게 즐거워야 하는 게 이 일"이라고 설명했다.

그가 생각하는 '배우'란 무엇일까. 박원상은 "배우는 철이 없어야 한다"며 "물론 나이를 먹으면서 경험이 쌓이는데, 그 경험이 소용 없는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자신이 옳다고 밀어붙이면 100% '꼰대'가 되는 거다. '너는 어때?' 하고 물어보면 대화의 가능성이 조금은 생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 많은 이야기를 먼저 하는 건 '꼰대'가 되어가고 있다는 증거다. 나도 어느덧 나이가 50살이 되니까 갱년기가 와서 오르락 내리락 감정 기복이 생긴다. 그러고 살고 있다"고 말하며 웃었다.

한편 '불량한 가족'은 7월 9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사진=스톰픽쳐스코리아 제공)

뉴스엔 배효주 h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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