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이순재 "前매니저, 나와 아내 말 몰래 녹취..의도 불순하면 법적대응"(인터뷰)

이이슬 2020. 6. 30.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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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이이슬 기자] 배우 이순재가 전(前) 매니저 김 모 씨의 갑질 폭로에 저의가 있다면 법적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순재는 30일 오후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허심탄회한 생각을 밝혔다. 그는 "김 씨가 나와 아내와의 대화를 몰래 녹취했다는 사실을 알고 충격에 빠졌다"며 "몰랐으니 당연히 동의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지난 3월부터 최근까지 이순재의 매니저로 일해온 김 씨는 지난 29일 SBS '8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갑질을 견디다 불만을 이야기하자 해고됐다고 폭로했다. 김 씨는 유명 원로배우(이순재)의 아내가 쓰레기 분리수거는 기본이고 배달된 생수통 운반, 신발 수선 등 가족의 허드렛일을 시켰다고 주장했다.

이에 관해 이순재는 본지에 “김 씨에게 사과할 생각이다. 어쨌든 할머니(아내)가 나이가 들어서 이것저것 심부름을 시켰을 수도 있다. 그 과정에서 듣기 싫은 소리를 할 수도 있다”라며 “예전 매니저들도 식구처럼 잘 도와줬지만 한 사람도 불만을 이야기하는 친구가 없었다. 매니저들과 여전히 연락하며 잘 지내고 있다. 김 씨는 나이도 있고 그러한 행동을 조금 거북하게 느꼈던 게 아닐까”라고 말했다.

이순재는 “아내에게 그러는 건 잘못된 행동이니 다신 그러지 말고 미안하다고 사과하라고 했다. 그런 시대가 아니지 않나”라고 덧붙였다.

앞서 김 씨는 처우에 관한 문제도 제기했다.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도 않은 채 두 달간 주말 포함 5일 휴무, 평균 55시간 넘게 일했지만, 휴일 및 주말 수당은 없었으며 기본급 180만 원이 전부였다고 했다. 회사에 4대 보험이라도 들어 달라고 요청했지만, 오히려 질책을 당했다고 했다. 결국, 김 씨는 일을 시작한 지 2달여 만에 해고됐다고 주장했다.

이순재는 “내가 임금을 주는 게 아니다. 회사에서 채용해서 내게 보내준 매니저다. 채용 과정에 내가 개입한 적 없다. 나도 마찬가지로 월급쟁이다. 이러한 입장을 김 씨에게도 전달했다”라며 “노사 문제는 아직 법적 판결이 나지 않았다. 판결이 나면 지시대로 이행하면 되지 않나 생각한다”고 했다.

원로배우 이순재/ 사진=아시아경제 DB

SBS의 보도에 앞서 김 씨와 만났다는 이순재는 “만나서 이야기를 듣고 ‘미안하게 됐다’, ‘다신 그런 일이 없을 것이다’라고 사과했다. 그런데 본인이 듣기에는 충분치 않았던 모양이다”라며 “녹취를 했으리라 상상도 못 했고 전혀 알지 못했다. 내게 사전에 고지하지도 않았다. 이후 알고 보니 아내와 이야기하는 과정까지 다 녹취했더라. 처음부터 뭔가 쟁취하기 위해 녹음을 한 게 아닐까. 사적으로 주고받는 이야기를 누가 녹취하리라 생각하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SBS 보도에 나온 녹취는 일부일 뿐이다. 많은 말을 했는데 생략이 되어서 왜곡, 편파 보도라는 입장을 밝히게 됐다”고 해명했다.

7월 2일 기자회견 개최를 두고 보도가 다소 엇갈리는 것에 관해 이순재는 “지금 몸컨디션이 나빠졌다. 또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상황에 기자분들을 모셔놓고 이야기를 하는 게 옳은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상황을 지켜본 후 힘들어지면 서면으로 입장을 전할 예정”이라며 “소속사 대표는 기자회견을 통해 분명히 입장을 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순재는 “만일 내가 기자회견에 나서게 된다면 변명을 할 생각은 없다. 많은 분에게 걱정을 끼쳐 죄송하다는 말과 김 씨에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말을 전할 계획”이라며 “혹시 마음을 편하게 할 수 있는 조건이 필요하면 이야기해주길 바란다. 가능한 선에서 보상하고 싶다”고 전했다.

이순재는 촬영을 앞둔 KBS2 새 드라마 '도도솔솔라라솔'에 관해 묻자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근본적으로 내가 잘못이 있고, 법정에서 가려진다면 드라마를 관둬야 맞다. 김 씨가 나를 통해 (감정이) 잘 해결이 되면 좋겠지만 만약 다른 목적을 가지고 있다면 유감이다. 아내한테 김 씨가 이 일이 보도되면 앞으로 활동이 안 될 거라고 이야기를 했다더라. 그 이야기를 듣고 난 ‘나를 걱정해주는 말이구나’ 싶었는데 지금 보니 저의가 있을 수도 있겠다 싶다. 연기는 내가 평생 이어온 하나의 생명선이다. 만약 다른 의도가 있다면 그때는 나도 법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물론 지금 생각은 그 전 단계에서 좋게 잘 해결되길 바라고 노력하겠다.”

이이슬 기자 ssmoly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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