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디바', '천의 얼굴' 신민아가 다이빙 통해 빚은 공감각적 쾌감

스포츠한국 모신정 기자 2020. 9. 16.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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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민아 이유영 이규형 주연의 영화 '디바' 포스터 /사진제공=메바박스중앙(주)플러스엠

[스포츠한국 모신정 기자]

신민아, 이유영이 주연을 맡은 새 영화 '디바'(감독 조슬예)는 최고를 향한 욕망이 불러온 파국을 그린 심리 스릴러물이다.

국내 상업 영화에서는 한 번도 시도되지 않았던 다이빙이라는 스포츠를 소재로 어린 시절부터 함께 우정을 키우며 다이빙 선수로 활약해온 두 명의 여성이 최고를 향한 욕망을 견주던 끝에 추락하고 마는 스토리를 다룬다.

'디바'는 세계 랭킹 1위의 다이빙 선수 이영(신민아)은 절친이자 오랜 세월 함께 다이빙 선수로 활약해온 수진(이유영)과 차를 타고 이동하던 중 해안 도로에서 의문의 교통사고를 당한다.

이영은 청소년 시절부터 내내 1위를 놓치지 않는 다이빙 선수로 활약해 왔고 어린 시절 이영보다 실력이 우수했던 수진은 우연한 사건으로 만년 2등 선수로 지내오고 있던 중이었다. 교통사고를 겪은 며칠 후 이영은 깨어나지만 사고 당시의 상황을 전혀 기억하지 못하고 운전대를 잡았던 수진은 실종이후 소식을 알 길이 없다.

수진의 행방을 모르는 채 이영은 곧 다음 전국체전 준비에 나서지만 경찰과 동료 선수들은 수진에 대한 의심스러운 정황을 전달한다. 이영은 교통사고의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최우수 선수로서의 기량을 회복하려 훈련에 나서지만 수진의 환영과 과거 행동들이 이영의 숨통을 죄어온다.

친구 관계이지만 경쟁 관계에 놓인 두 명의 여성이 대립한다는 점에서 '디바'는 할리우드 영화에서 언젠가 본 적이 있음직한 기시감을 불러 일으키지만 영화의 소재나 결말을 향해 나아가는 구조가 새롭고 흥미롭다.

실력도 최고이지만 심성까지 고운 여주인공 이영이 아무리 해도 실력이 늘지 않는 친구 수진을 함께 이끌고 싱크로나이즈 대회에 출전하려 한다는 스토리만 놓고 보자면 흔하디 흔한 스포츠 영화로 오인하기 쉽지만, 인간이 가장 공포를 느낀다는 10m 높이의 플랫폼에서 수도 없이 뛰어 내리며 가장 아름다운 모습울 드러내야 하는 다이빙이라는 스포츠가 만나 예상치 못한 긴장감과 공포를 자아낸다.

특히 친구 수진의 행방이 미궁에 빠져 들고 그녀의 행적 속에서 수상한 모습이 발견될 때마다 쇠약해져가며 광기마저 띠게 되는 이영의 심리의 궤적을 따라가다 보면 인간은 무엇으로 사는가에 대한 다양한 심상이 고개를 든다.

영화의 최고 미덕은 그동안 본 적 없는 신민아의 능수능란한 팔색조 열연을 끌어냈다는 점이다. 새파랗게 어린 후배에게 굴욕감을 느꼈을 때 파르랗게 분노하는 표정이나, 웃음과 울음을 오가며 일그러진 표정을 지어내는 장면에서는 소름마저 오싹 돋을 정도로 캐릭터에 100% 몰입한 모습이 느껴진다.

다이빙 대에서 낙하 직전의 동작을 펼치는 신민아도 충분히 매력적이지만 물 속으로 입수한 후 화장기 전혀 없는 얼굴로 온 얼굴과 몸의 근육을 사용하며 물 속을 유영하는 그녀는 잠시 '아름답다'는 감탄을 쏟게 한다.

신예 조슬예 감독은 '디바'의 주요 소재로 다이빙을 선택한 것에 대해 "다이빙은 최고가 되기 위해 추락해야 한다는 점이 매력적 스포츠라 생각했다. 단순한 영화의 소재가 아니라 주인공의 내면 심리이자 영화 전체 스토리를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장치가 되게 하려고 했다"는 연출 의도를 밝힌바 있다. 감독의 변처럼 다이빙은 영화 속 또 다른 주인공처럼 작용하며 영화에 흥미를 더하는 주요 요소로 쓰였다.

국내 1세대 여성 촬영 감독인 김선령 촬영 감독이 구현한 다이빙 장면은 이전에 경험하지 못했던 다양한 시각적 쾌감을 준다. 다이빙 대에서 떨어져 내리는 인체가 빚어내는 속도감과 수영장의 물과 맞닿았을 때 느껴지는 타격감, 입수 직후 마치 물고기들이 유영하듯 자연스레 헤엄쳐 나가는 인물들이 빚어내는 평화로움까지 '디바'가 선보인 영상미는 매우 값지다.

'디바'는 티켓 파워가 검증된 배우 군단 혹은 거대 제작비로 연출해낸 스펙터클한 장면으로 관객을 극장으로 불러 들였던 기존 충무로의 대작 영화들과는 매우 다른 문법으로 만들어진 영화다. 특히 주인공들이 영화 내내 수영복을 입고 나옴에도 단 한 컷에서도 관음적 시선이 느껴지지 않는 놀라운 선택을 했다.

새로운 스타일로 관객과 대화를 하겠다는 조슬예 감독이 반갑다.

스포츠한국 모신정 기자 msj@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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