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기냐, 똘끼냐 '럭키 몬스터' [편파적인 씨네리뷰]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2020. 11. 22.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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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영화 ‘럭키몬스터’ 공식포스터. 사진제공|영화사 그램


■편파적인 한줄평 : 아주 좋거나, 혹은 이상하거나.

독립영화다운 패기와 똘끼를 200% 응축해놨다. 피가 낭자한데 ‘피식’ 웃음보를 건드리고, 느슨한 얼개와 익숙한 전개에도 대범한 앵글로 관객의 늘어진 시야를 다시 잡는다. 누군가에겐 아주 좋거나, 혹은 아주 이상하게 보일 수 있는 영화 ‘럭키 몬스터’(감독 봉준영)다.

‘럭키 몬스터’는 빚 때문에 아내 ‘리아’(장진희)와 위장이혼까지 한 ‘맹수’(김도윤)가 환청처럼 들리는 해적방송 ‘럭키몬스터’(박성준)의 도움으로 50억원 로또에 당첨된 뒤 감춰진 진실을 향해 달려가는 핏빛 복수극이다.


첫인상은 패기있다. 극단적인 클로즈업부터 과감한 편집, 색감과 소품 설정 등 기존 상업영화에선 전혀 기대할 수 없는 기상천외한 연출이 이어진다. 자칫 위험한 시도로 그칠 수 있는 메가폰의 선택을 단단히 잡는 건 주연을 맡은 김도윤이다. ‘반도’에서 보여준 날카로운 표현력이 이번 영화에선 더욱 극대화된다. 소심하고 지질한 ‘맹수’의 성격을 시각화하면서 터무니없을 뻔한 이야기에 설득력을 심는다.

장진희, 박성준, 우강민, 박성일, 배진웅 등 개성 강한 배우들의 조합도 영화를 단단하게 한다. 신선한 얼굴들이 보는 재미를 배가한다.

하지만 이런 강점들은 낡은 서사로 그 매력을 점차 잃는다. 배신, 불륜, 복수, 살인 등 자극적인 소재들이 예상 가능한 순서로 이어지면서 극 초반 끌어올린 호감도를 서서히 무너뜨린다. 엔딩은 아카데미나 대학 졸업작품서 흔히 발견할 수 있는 작위적인 향기도 물씬하다. 아쉬운 선택이다.

잔인한 표현에 인색한 이들은 자주 눈살을 찌푸릴수 있다. ‘맹수’가 복수에 나서면서 피비린내 나는 장면들이 꽤 등장한다. 다음 달 3일 개봉, 청소년관람불가.

■고구마지수 : 2개

■수면제지수 : 1개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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