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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인표 "계속된 정체기, 날 가둔 틀을 깨부수고 싶었어요" [인터뷰]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입력 2021. 01. 10.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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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차인표, 사진제공|넷플릭스


배우 차인표가 실험적인 도전을 감행했다. 자신의 이름과 이미지를 전면에 내걸고 이를 비트는 영화 ‘차인표’(감독 김동규)에 주저없이 주연으로 나섰다. 그 덕분에 영화는 현실과 허구, 실제와 가상을 넘나드는 세계관을 지닐 수 있게 됐다.

“그동안 혼자 착각하고 있었더라고요. 대중이 부여한 제 이미지에 맞게 바른생활, 젠틀맨으로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계속 하고 있었거든요. 그러다보니 그 굴레에 갇혔고, 작품 선택할 때에도 그 안에서만 생각했어요. 변화가 될 수 없었죠. 팬들을 변하지 않는 절 기다리다가 떠나갔고요. 니체 같은 철학자가 망치를 들고 나타나서 내 틀을 깨부쉈으면 좋겠다고 기다렸지만, 그게 현실적으로 가능하기나 한가요? 그럴 때 ‘차인표’를 만났어요. 그동안 이미지 변신을 못한 갈증으로 이 영화를 선택했기 때문에, 흥행 성적과 관계없이 찍고 공개할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어느 정도 만족하고 있습니다.”

차인표는 솔직했다. 틀에 갇혀 ‘꼰대’가 되어가고 있었음을 인정했다. 돌파하기 위해선 ‘파격’이 필요했고, 결과적으로 ‘차인표’란 영화가 탄생할 수 있었다. 그는 7일 ‘스포츠경향’과 인터뷰에서 ‘차인표’로 얻은 깨달음부터 변신에 대한 갈망, 되돌아본 전성기 등에 대해 가감없이 털어놨다.

영화 ‘차인표’ 특별사진.


■“5년 전 거절한 시나리오, 출연하게 된 이유는”

‘차인표’는 기획단계에서부터 그를 염두에 두고 만들어졌다. 2015년 출연 제안을 한 것도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신박한 기획이었죠. 제목도 제 이름이라 실험적이라고 생각했지만, 워낙 저예산 영화고 만들어서 배급이나 할 수 있을까 걱정되어서 제안을 거절했어요. 또 당시엔 저도 간간히 미국 영화 출연 제안도 받고 있었고, 이것저것 해볼 수 있는 기회가 더러 있었거든요. 근데 4년이 지나보니 제가 정체기를 걷고 있더라고요. 2008년 ‘크로싱’ 이후 주연작도 없었고 영화를 다시 찍어보고 싶었는데, 그때 다시 제작사 대표가 제안을 해줘서 출연을 결정하게 됐어요.”


하지만 출연과 동시에 또 다른 부담감이 실려왔다.

“제 이름을 제목으로 한다는 게 고민이 됐어요. 홍보 활동을 할 때에도 제 이름으로 할 텐데 너무 희화화되는 건 아닐까 고민이었고, 이렇게까지 했음에도 관객에게 외면당하고 끝나버리면 큰 상처 받겠다 싶었죠. 하지만 운좋게도 넷플릭스 선택을 받고 이런 어려운 시기에 공개돼 많은 사람의 관심을 받을 수 있어서 기뻐요. 사실 극장 개봉이었다면 주목받을 만한 사이즈의 영화는 아니었으니까요.”

허구와 실제를 오가는 캐릭터 설정 때문에 ‘진짜 차인표’와 얼마나 흡사한지에 대해서도 궁금증이 쏟아졌다.

“50% 정도 비슷해요. 매니저와 싸우면서 ‘네가 월급 받는 것도 다 내 이미지 때문이야’란 대사를 하는데, 이건 절 포함한 대부분 연예인들이 공감할 거에요. 반면 완벽하게 다른 점은 전 폐쇄공포증이 있어서 좁은 곳에 오랫동안 갇혀있지 못한다는 거죠. MRI 하나도 제대로 못 찍거든요. 실제 건물 잔해에 갇혀있었다면 그냥 빨리 구조해달라고 했을 것 같아요. 일단 나오고 그 다음을 해결했겠죠.”


■“아내 신애라, 제가 불쌍하게 나와서 측은하다던데요”

오랜만에 내놓은 주연작이라 아내 신애라와 아들, 딸 둘과 함께 시청했다는 그다.

“다 같이 봤어요. 아내가 굉장한 코미디를 기대했던 것 같은데, 코믹한 장면도 나오지만 남편이 불쌍하게 나와 측은하다고 하더라고요. 하하. 대학생 아들은 좋아했고요, 고1, 중2인 딸 둘은 사춘기인데 그냥 같이 봐준 것만으로도 감사하던데요. 이렇게 함께 제 영화를 보는 건 처음이었으니까요. 아빠 영화 공개한다고 앉아있어 준 것만으로도 감사합니다. 중간에 나가면 어쩌나 조마조마했는데, 다행히 끝날 때까지 보고 ‘아빠, 수고했네’ 한마디 해줬어요.”

영화 안에선 그의 출세작 ‘사랑을 그대 품안에’를 패러디한다. 전성기였던 그 때와 지금을 비교해달라 주문했다.

“지금이 더 좋죠. 하고 싶은 건 하고, 하기 싫은 건 안 해도 되는 여유가 있거든요. 사랑하는 가족들과 생각하는 여유, 시간도 다 있죠. 1994년 ‘사랑을 그대 품안에’ 찍을 땐 이들이 몰아치니 뭘 생각하거나 대처할 여력이 없었어요. 그리고 바로 군대를 갔다가 결혼까지 했으니, 그날 그날 닥친 일을 해내느라 정신이 없었고요. 다만 그때 젊음이 부럽긴 하네요. 만약 돌아간다면 매일 만나는 사람들을 충실히 대하고 감사하다는 말을 많이 전할 것 같아요.”

배우로서 꿈을 물었다. 의외로 주성치, 성룡 같은 코미디에 특화된 배우가 되고 싶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제일 닮고 싶은 배우들이에요. 제게 남은 연기 인생이 얼마나 될 지 모르겠지만 저 역시 그렇게 특화되었으면 좋겠어요. 남을 웃기면서 나도 웃을 수 있게요. 인생은 짧잖아요. 그리고 이젠 보여줄 것 다 보여줬으니 기존 이미지에서 탈피해 팬들과 더 자주 만나고 싶어요.”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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