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사월' 주현숙 감독 "모두가 세월호 당사자로서 위로받길"

강애란 2021. 3. 23. 14:3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다음달 1일 개봉..세월호 참사 경험한 학생·카페 사장 등 시민 조명

(서울=연합뉴스) 강애란 기자 =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가 벌어진 지 7주년을 맞는 다음 달 우리가 모두 겪었던 슬픔을 보듬는 영화가 관객들을 만난다.

영화 '당신의 사월'은 다소 담담하게 세월호를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그동안 세월호를 소재로 한 다큐멘터리가 사건의 실체를 파헤치거나 희생자와 유가족을 조명했다면, 세월호 참사에 아파하고 공감했던 대한민국의 우리 모습을 밝고 따뜻한 시선으로 조명한다.

다큐멘터리 '당신의 사월' [시네마 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주현숙 감독은 23일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시사회 직후 간담회에서 "'왜 아직도 사람들은 노란 리본을 매고 다닐까'하는 질문에서 이야기를 시작하게 됐다"며 "우리는 모두 참사 현장을 목격한 당사자들인데, 다들 아프고 힘들었다고 이야기하는 순간 위안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연출 의도를 설명했다.

그는 "영화를 준비하면서 많은 사람이 세월호 참사 소식을 어떻게 알게 됐다는 이야기를 끊임없이 말했다. 다들 아파하고 있었고, 나만의 기억이 아니란 확신이 들었다"라며 "영화를 통해 우리가 모두 당사자라는 것을 알게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영화에는 사고 해역에서 시신을 수습했던 어민을 비롯해 단원고 교사, 수업 시간에 뉴스로 소식을 접한 고등학교 3학년 학생, 대통령을 만나기 위해 거리에 나선 유가족들에게 뜨거운 물을 건넨 청와대 인근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사장 등이 등장한다. 이들은 세월호 참사를 접한 충격과 이후 겪게 된 슬픔과 무기력감 등 트라우마를 털어놓는다.

어민 이옥영씨는 세월호 사고를 눈앞에서 보면서 도와줄 방법을 찾지 못해 안타까웠던 마음을 조심스럽게 전한다. 현장에서 수습한 시신을 '하얀 무언가'라며 차마 입을 떼지 못하는 이씨는 아직도 그날을 아프게 기억한다. 단원고 교사 조수진씨는 수업을 하러 가면 마치 교실이 배 안처럼 느껴진다고 했다. 그는 매년 학교에서 추모행사를 열며 떠난 학생들과 동료 교사들을 기린다.

세월호 기억저장소에서 봉사활동을 한 이후 기록관리학을 전공하게 된 이유경씨는 7년 전에는 뉴스를 보며 마음이 좋지 않았지만, 입시를 준비한다는 이유로 지나쳤던 것 같다고 털어놓는다. 유가족 곁을 지켜온 인권운동가 정주연씨는 유가족들에게 언제까지나 슬퍼하는 모습을 요구하는 사회적 시선에 대해 안타까움을 전한다.

다큐멘터리 '당신의 사월' [시네마 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종로구 통인동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박철우 사장은 "처음에는 왜 내가 이야기의 화자가 돼야 하는지, 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있어 출연을 망설였다"며 "그런데 한 번쯤은 되돌아볼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런 시도조차 없다면 트라우마에서 벗어날 수 없었을 것 같았고, 영화가 그 시작점이 되지 않겠냐는 생각이 들었다"고 출연 배경을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는 유경근 4.16 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과 고(故) 문지성 양의 아버지 문종택 씨가 참석해 영화에 관한 의견을 전했다.

유경근 집행위원장은 "7년 동안 단식도 하고 거리에 나가 싸우기도 했는데 사람들이 우리를 어떻게 생각할지 궁금했다. 곁에 있었던 시민들에게 공감하게 해줬다"며 "함께 아파하고 공감했던 사람들의 속마음을 들려주는, 세월호 참사를 잊지 않은 당신이 주인공인 영화"라고 말했다.

지성 양의 아버지는 "영화에서 어민이 말한 하얀 무엇이 살점이 떨어진 내 아이 지성이다. 그 장면을 보면서 순간 분노도 치밀고, 슬프기도 했다"며 "우리들의 삶의 근본적인 안전을 두드리는 영화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무엇보다 영화는 세월호 참사를 아파하지만 고통스럽게만 바라보지는 않는다. 함께 아파했던 시민들과 잊지 않으려는 이들의 노력을 트라우마에 대한 회복의 실마리로 전한다.

주 감독은 "고통이나 슬픔이 도려낸다고 없어진다고 보지는 않는다"며 "다시 사월이 오면 슬프지만, 이는 우리가 다 같은 공동체 안에서 살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기도 한다. 각자가 가진 고통과 슬픔을 일상에서 마주 보면 힘이 생기지 않을까 싶었다"고 말했다.

다음달 1일 개봉. 전체 관람가.

다큐멘터리 '당신의 사월' [시네마 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aeran@yna.co.kr

☞ "오보 인정하면 사과"…기성용 폭로자, 녹취 또 공개
☞ '여성의원실 책상에서 성행위 동영상' 호주 정가 발칵
☞ 벽돌로 부풀린 민어 무게…상인 '저울치기' 영상 공분
☞ "타이거 우즈, 사고 당시 브레이크 대신 가속 페달 밟은 듯"
☞ 중학생 딸 살해 후 아버지도 극단적 선택
☞ 임종석 "박원순 그렇게 몹쓸 사람이었나…"
☞ 20대 여성에 잇단 '커피 테러'…자전거 탄 남성 찾아라
☞ 자발적 비혼모 사유리 '슈돌' 뜬다…엄마가 '메인'은 처음
☞ 온라인 강의에 외부인 접속…음란물 올리고 'X페미 교수'
☞ "그렇다고 친일파는 아니잖아" LH직원 재산몰수 포기한 국회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