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복' 얼굴 보고 참는다 [편파적인 씨네리뷰]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2021. 4. 13. 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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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영화 ‘서복’ 공식포스터, 사진제공|CJ ENM


■편파적인 한줄평 : 박보검도 말하네요, “졸려요.”

“졸려요.”

배우 박보검 마지막 대사에 드디어 고개를 끄덕거린다. 114분을 졸음을 참은 우리도 그렇다. ‘삶과 죽음’에 관한 질문에 너무 심취한 나머지 적막과 같은 필름으로 완성된 영화 ‘서복’(감독 이용주)이다. 다만 공유, 박보검의 번듯한 외모만큼은 100% 그대로 담긴다.


‘서복’은 전직 요원 ‘기헌’(공유)이 유전자 복제인간 ‘서복’(박보검)을 각종 위기 속에서 안전하게 이동시키는 프로젝트를 맡으면서 벌어지는 브로맨스를 그린다. ‘건축학개론’으로 대한민국에 신드롬을 일으켰던 이용주 감독이 9년 만에 새로 내놓은 작품이다.

너무 오랫동안 작품을 설계한 탓일까. ‘복제인간’이란 소재 빼고는 모든 게 옛스럽다. 과거 트라우마로 폐인처럼 살고 있는 ‘기헌’이나 ‘서복’을 둘러싼 악의 무리들은 이미 5~6년전 영화에서 봤을 법한, 구태의연한 캐릭터들로 설정된다. ‘나랏일’을 들먹이며 욕심 챙기려는 고위 세력이나 ‘복제인간’을 쥐고 세상을 좌지우지하려는 각종 권력들이 ‘서복’을 지키려는 ‘기헌’과 갈등을 빚지만, 예상가능한 대로만 흘러 호기심을 자극하지 않는다.

헐거운 구성을 공유와 박보검의 ‘티키타카’에 기대어 보지만 대사들에 ‘삶과 죽음에 관한 철학’이 담긴 터라 체감 속도가 아주 느리다. 게다가 몇몇 대사들은 박보검이 소화하기 어려울 정도로 ‘오글거리는’ 맛이 강하다. ‘습습후후’ 호흡을 가다듬어봐도 오그라드는 손가락을 펴기 어렵다.

배우들은 ‘외모’로 열심히 일했다. 공유는 거칠지만 정이 있는 매력을, 박보검은 하얀 눈처럼 순수한 이미지를 보여준다. 하지만 캐릭터들이 이미 빛을 잃어 이들의 연기가 제대로 녹아들진 않는다. 어느 순간 공유가 ‘기현’ 대신 서 있고, 박보검이 ‘서복’ 대신 말을 하는 것 같아 몰입이 깨지기도 한다. 오는 15일, 극장과 OTT 티빙에서 동시 개봉.

■고구마지수 : 1.5개

■수면제지수 : 3개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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