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리뷰] 홍상수로 돌아온 홍상수.. 일상의 언어들로 채워진 '인트로덕션'

김성현 2021. 5. 20.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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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상수 감독이 '홍상수 영화'로 돌아왔다.

제71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은곰상 각본상을 수상하며 홍상수 감독에게 세 번째 은곰상을 안겨준 '인트로덕션'은 66분의 비교적 짧은 러닝타임을 세 가지 단락으로 채워 놓았다.

홍상수는 그렇게 이번에도 '다들 그냥 그렇게, 어쩔 수 없이 오늘을 사는 것 아니냐'라며 자신의 영화는 우리네 인생을 표현하는 수많은 도구 중 하나일 뿐이라고 읊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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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상수 감독이 '홍상수 영화'로 돌아왔다. '홍상수 스타일'이라는 것이 하나의 고유 명사가 되어버릴 만큼, 그의 작품 세계는 그 자체로 유일하고 특징적이다. 이번에도 감독은 지극히 일상적인 언어와 시선으로 삶을 응시한다.

제71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은곰상 각본상을 수상하며 홍상수 감독에게 세 번째 은곰상을 안겨준 '인트로덕션'은 66분의 비교적 짧은 러닝타임을 세 가지 단락으로 채워 놓았다. 감독은 한 남성의 인생을 덤덤하게 따라가며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무심하게 꺼내 놓는다.

젊은 청년 영호(신석호)는 한국과 독일을 오간다. 때로는 누군가의 부름을 받아, 때로는 자신의 의지로 이곳저곳을 오간다.

눈 오는 어느 날에는 아버지의 부름으로 한의원을 찾고, 유학을 떠난 여자친구를 보기 위해 느닷없이 독일로 떠나기도 한다. 오랜 시간이 지나 다시금 겨울이 됐을 때는 어머니의 부름으로 한국의 횟집을 찾아 유명한 배우와 헤어진 여자친구를 다시 만난다.

으레 그래왔듯 감독은 배우의 입을 빌려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전하고, 자신이 바라본 세상을 화려한 기교 없이 카메라로 담아낸다.

"엄마, 내가 잘 할 수 있을까?" "응, 할 수 있어"
"좀 충동이 있어야 살아있는 거지, 사람이…"
"지금도 사랑해?" "사랑하죠"
"남자가 여자를 안는 건 다 사랑이야. 그게 얼마나 귀하고 좋고 아름다운 건데"
"내가 낫게 해줄게"

영화 속 인물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누구나 한번 쯤은 해봤음직 한 말들을 내뱉는다. 의미 없는 말과 의미 있는 말이 공존한다. '끊겠다'고 다짐하지만 결코 끊지 못하는 영호의 담배처럼, 또다시 돌고 도는 꼬리잡기마냥 특별할 것도 없는 보통의 이야기들이 계속된다.

마침내 마지막 세 번째 순간에 와서야 알딸딸한 모습으로 작은 진심을 꺼내 놓는다. 감독은 연극계에서 '신 같은 분'으로 불리는 유명한 배우의 입을 빌려 목에 핏대를 세운다. '장난일지라도 사랑에는 죄가 없다'라고.

러닝타임 내내 반복되는 일상 속과 회색에 가까운 삶이 계속되지만, 이쯤에 와서 우리는 누군가를 떠올릴 수밖에 없고 터져 나오는 웃음을 막을 길이 없다.

홍상수는 그렇게 이번에도 '다들 그냥 그렇게, 어쩔 수 없이 오늘을 사는 것 아니냐'라며 자신의 영화는 우리네 인생을 표현하는 수많은 도구 중 하나일 뿐이라고 읊조린다.

12세 관람가. 5월 27일 개봉.

YTN star 김성현 기자 (jamkim@ytnplus.co.kr)

[사진 제공 = 영화제작전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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