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 김민희 빠진 '당신얼굴 앞에서', 역시 술+담배는 빼놓지 않았네(종합)[Oh!쎈 현장]

김보라 2021. 10. 14.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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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상수 감독의 26번째 장편영화 '당신얼굴 앞에서'가 눈길을 끄는 점은 페르소나이자 연인인 배우 김민희가 출연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BIFF)에 초청돼 영화제 관객들을 만났던 홍 감독의 신작 '당신얼굴 앞에서'(감독 홍상수, 제작 영화제작전원사, 배급 영화제작전원사 콘텐츠판다, 해외배급 화인컷)의 제작진은 14일 오후 서울 용산 CGV 아이파크몰에서 언론배급시사회를 열고 개봉 전 선보이는 자리를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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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김보라 기자] 홍상수 감독의 26번째 장편영화 ‘당신얼굴 앞에서’가 눈길을 끄는 점은 페르소나이자 연인인 배우 김민희가 출연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영화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2015) 이후로, ‘당신자신과 당신의 것’(2016)을 제외하고, 꾸준히 주연배우로 출연해왔던 그녀가 이번엔 연기가 아닌 제작에 전면 참여하면서 캐스팅 라인업에서 빠지게 된 것이다.

김민희가 빠진 자리는 오랜 연기 경력을 가진 배우 이혜영이 채웠다. 미국에서 살다가 오랜만에 한국으로 돌아온 배우 상옥 역을 맡은 이혜영은 강단 있는 표정과 카리스마 넘치는 말투로 영화의 분위기를 잡았다. 술을 마시고, 담배를 ‘맛있게’ 피우는 그녀의 얼굴에서 슬픔과 기쁨 등 삶의 고단함이 묻어나왔다.

영화 스틸사진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BIFF)에 초청돼 영화제 관객들을 만났던 홍 감독의 신작 ‘당신얼굴 앞에서’(감독 홍상수, 제작 영화제작전원사, 배급 영화제작전원사 콘텐츠판다, 해외배급 화인컷)의 제작진은 14일 오후 서울 용산 CGV 아이파크몰에서 언론배급시사회를 열고 개봉 전 선보이는 자리를 가졌다. 이날 역시 홍상수 감독과 배우들이 참석한 기자간담회 없이 영화 상영만 이뤄졌다.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에 따라 상영 후 다양한 질문이 오가는 간담회가 진행되기 어려운 점은 감안한다. 최근 개봉을 앞둔 국내 작품들은 무대인사 및 포토월만 진행하고 준비된 문답이 오가는 짤막한 Q&A 시간을 갖고 있는데, 홍상수 사단은 이번에도 전면 생략하고 85분 러닝타임으로만 시사회 시간을 채웠다.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 제작실장, 그리고 상옥 역의 이혜영, 정옥 역의 조윤희, 재원을 연기한 권해효 등을 만나볼 수 없어 아쉬울 따름이다.

영화 스틸사진

‘당신얼굴 앞에서’는 하루 동안 여러 명의 사람들을 만나는 상옥과 동행하며 우리네 일상과 삶을 이야기했다.

그렇다고 해서 관객들에게 인생에 관한 무거운 주제 의식, 철학적 사고를 전달하려 했던 것은 아니다. 상옥의 기도문과 지인들과의 대화를 통해 긴 하루를 느릿한 속도로 재생했다. 상옥은 한때 TV에 잠깐 나왔던 반짝스타인데, 오랜만에 돌아온 고국에서 젊은 시절을 되짚으며 자신의 과거를 추억하고 미래를 계획한다.

친동생 정옥, 감독 재원, 옛날에 살던 집의 주인(김새벽 분), 조카 승원(신석호 분)을 대하는 상옥을 통해 그녀의 감정이 고스란히 전이된다. 강변, 마당, 술집에서 담배를 피우고 술을 마시는 모습은 홍상수식 영화가 이어온대로 특별할 게 없지만 빼갈(고량주), 담배 따위를 대하는 사람들의 태도에서 고독과 우울의 의미가 매듭지어진다. 재원이 던진 말을 몇 번이고 곱씹는 상옥의 모습은 날 것 그대로여서 오히려 더 생생하게 다가온다.

영화 스틸사진

이번 작품에서도 홍상수 감독은 더 높아지고 대단해지겠다는 일종의 욕망, 야심은 풀어놓지 않았다. 단순히 아무 생각 없이 사람과 대상을 바라보고, 관찰하는 특유의 방식으로 삶에 접근해 친근감을 안겼다. ‘당신얼굴 앞에’ 있는 이 일상이 가장 대단하고 신비롭다는 걸 다시 한번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당신얼굴 앞에서’는 제74회 칸국제영화제 칸 프리미어 부문,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 아이콘 부문, 제59회 뉴욕영화제 메인 슬레이트 부문에 공식 초청됐다. 개봉은 10월 21일.

/ purplish@osen.co.kr

[사진] 영화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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