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욕의 시대, 우아한 우정..영화 '퍼스트 카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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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서북부 태평양 연안의 오리건주는 숲이 많아 미 전역에 크리스마스트리를 공급하는 곳이다.
오리건 주가 정식으로 미국령이 되기 전까지 영국과 미국의 공유 영토였던 1820년대를 배경으로 한 영화 '퍼스트 카우'는 상승과 확장을 향한 탐욕과 강탈, 약육강식의 난폭함이 가득한 서부 개척 시대 초기의 이야기다.
오리건주의 컬럼비아강과 깊은 숲속의 풍경을 4:3 화면비의 35㎜ 필름으로 소박하고 따뜻하게 담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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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한미희 기자 = 미국 서북부 태평양 연안의 오리건주는 숲이 많아 미 전역에 크리스마스트리를 공급하는 곳이다.
오리건 주가 정식으로 미국령이 되기 전까지 영국과 미국의 공유 영토였던 1820년대를 배경으로 한 영화 '퍼스트 카우'는 상승과 확장을 향한 탐욕과 강탈, 약육강식의 난폭함이 가득한 서부 개척 시대 초기의 이야기다.
흔하고 뻔한 서부 영화와 달리 주류에서 벗어난 이들의 연대와 우정을 그리는 영화는 도입부에 소개하는 '새에게는 둥지, 거미에게는 거미줄, 인간에게는 우정'(윌리엄 블레이크 '지옥의 격언'의 일부)이라는 시구를 우아하고 아름답게 펼쳐낸다.
사냥꾼들의 식량을 담당하는 유대인 쿠키(존 마가로 분)는 숲에서 쫓기던 킹 루(오리온 리)를 구해준다. 몇 년 뒤 마을에 정착해 재회한 두 사람은 킹 루의 숲속 오두막에서 동거를 시작한다.
중국에서 온 킹 루는 농장을, 쿠키는 호텔과 베이커리를 갖는 게 꿈이다. 마을에 딱 한 마리 있는 젖소의 우유를 훔쳐 만든 쿠키의 빵을 맛본 킹 루는 시장에서 반응을 보자고 제안한다.
기름에 튀기고 꿀을 발라 달콤하게 만든 쿠키의 빵은 시장에서 순식간에 동이 나고, 사람들은 빵을 사기 위해 줄을 서고 값을 올려 부른다.
쿠키가 만든 빵이 유명해질수록 위험도 다가온다. 두 사람이 훔친 우유의 출처, 마을에 딱 한 마리 있는 젖소의 주인인 팩터 대장(토비 존스)까지 빵 맛을 보고 따로 빵을 주문한다.
쿠키는 밤마다 몰래 우유를 짜면서도 젖소와 교감하는 섬세한 성정을 가진 조용한 인물이고, 킹 루는 돈을 벌겠다는 야심에 기꺼이 위험을 감수하는 인물이다. 금세 어긋날 것 같은 두 사람 사이에는 요란스럽지 않은 굳은 믿음이 쌓인다.
오리건주의 컬럼비아강과 깊은 숲속의 풍경을 4:3 화면비의 35㎜ 필름으로 소박하고 따뜻하게 담아냈다.
노동자 계급 등 비주류 사회를 주목해 온 켈리 라이카트 감독의 7번째 장편 연출작이다. 원작 소설 '더 하프 라이프'를 라이카트 감독이 원작자 조나단 레이먼드와 함께 각색했다.
4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mih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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