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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규민의 씨네락] "내 남친은 호스트가 아니다"..'한예슬 논란' 속 다시 떠오른 '비스티 보이즈'

노규민 입력 2021. 06. 12. 07:01 수정 2021. 06. 12.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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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아시아=노규민 기자]

영화 '비스티 보이즈' 하정우-윤계상/

<<노규민의 씨네락>>
노규민 텐아시아 영화팀장이 매주 영화 관련 이슈와 그 안에 숨겨진 1mm,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합니다. 알아두면 쓸모 있을 수도 있는, 영화 관련 여담을 들려드립니다.


배우 한예슬의 남자 친구가 제비 였다고? 

얼마전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이하 '가세연')에서 "한예슬의 남자친구는 딱 '비스티 보이즈'다"라고 말해 파장이 일었다. '가세연'은 한예슬의 남자친구가 영화 '비스티 보이즈'에서 그렸던 호스트, 일명 '선수'라고 주장했다. 한예슬은 "소설"이라고 반박했고, 한예슬과 그의 남자 친구 관련 논란이 점점 거세졌다.

'가세연'에 이어 연예매체 디스패치도 한예슬이 남자친구를 불법 유흥업소에서 만났다고 했다. 남성 접대부로 일하며 유부녀와 스폰 등 댓가성 관계를 맺었다고 폭로했다. 

이와 관련해 루머가 꼬리에 꼬리를 물자 한예슬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내 남자친구는 비스티 보이즈가 아니다. 호스트바의 호스트도 아니다"라며 "허위사실, 악플로 인해 창창한 한 남자의 앞날을 짓밟는 건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고 당당하게 말했다.

이른바 '한예슬 논란'이 불거진 이후 '호스트바'와 더불어 영화 '비스티 보이즈'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호스트바는 '선수'라고 불리는 남성들이 여성 고객을 술로 접대하는 곳으로 단란주점(주류와 음식물을 조리 판매하는 업소로서 손님이 노래를 부르는 행위가 허용되는 영업)에 속하며 '호스트바' 내지는 '호빠'라고 부른다.

영화 '비스티 보이즈'(2008)는 호스트바의 세계를 그린 작품으로, 소설 '나는 텐프로였다'를 원작으로 한다. '용서받지 못한 자',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 '군도', '공작' 등을 연출한 윤종빈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하정우, 윤계상, 마동석, 윤진서 등이 열연했다.

청담동 NO.1 호스트 승우(윤계상 분)와 오직 한 순간만을 즐기며 살아가는 호스트바의 리더(마담) 재현, 두 사람은 화려한 청담동 유흥업소에서 여성 고객들을 접대하며 스타일리시한 삶을 유지한다. 여성 고객에게 초이스 되기 위해 외모, 스타일, 체력 관리 등 자신에게 투자를 아끼지 않고, 고급 수입차를 타고 청담대로를 질주한다. 

그러던 중 승우는 자신과는 또 다른 면을 지닌 여성 접대부 지원(윤진서 분)에게 끌리게 되고, 승우의 누나 한별(이승민 분)과 동거하던 재현은 새로운 공사 상대를 만나게 되면서 반복되던 그들의 삶이 조금씩 변화하기 시작한다.

이 영화는 전직 호스트 출신의 자전적 소설을 원작으로 해서 상당히 현실적이다. 여기에 군(軍) 이야기를 다룬 '용서받지 못한 자'로 리얼함의 끝을 보여준 윤종빈 감독의 연출과, 당시 '괴물 신인'으로 떠오른 하정우의 퍼펙트한 생활 연기가 더해지면서 자극적이고 파격적인 작품으로 완성 됐다.

이때만해도 얼굴이 잘 알려지지 않았던 마동석도 사채업자로 등장해, 진짜 깡패가 아니였나 싶을 정도로 불량스러운 연기를 선보이며 강한 임팩트를 남긴다.

그러나 이 영화는 2008년 개봉한만큼, 작품 안에서 그려지는 호스바트바의 모습이 최근과는 차이점이 있다는 것이 현직에서 활동중인 '선수' 들의 증언이다.

영화의 초반부 윤진서를 비롯한 여성 접대부들이 놀러온 룸에 남성들이 우르르 들어온다. 마담 하정우는 선수들에게 인사를 하라고 시키고, 4명의 남자들은 성을 생략한 채 자신의 이름을 툭툭 던진다. 이어서 하정우는 "웃긴놈을 원하면 1번, 2번은 (성기를 가리키며) 이게 좀 크다. 흉해서 슬퍼. 3번은 영화배우 스타일. 올랜드 불룸. 태국식, 사천식, 광동식. 4번은 그냥 미친놈 스타일"이라며 한 명 한 명 선수들의 특징을 소개해준다. 

그러나 윤진서 일행은 결국 아무도 선택하지 않았고, 난감한 하정우는 다른 조에 있는 에이스 윤계상에게 러브콜을 보낸다. 당연히 윤계상은 단 번에 초이스를 받게 된다.

초반부 이 장면에선 다른 것 보다 하정우의 실감나는 연기에 실소가 터지는데,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한 실제 선수 출신에 따르면 '비스티 보이즈'가 개봉했던 당시만 해도 이런식으로 소개를 했던 것이 맞다. 그러나 최근에는 1조에 1, 2, 3번, 2조에 1, 2, 3번 이런식으로 빠르게 보여주고 선택권을 준다고 한다.

그러면서 그는 "꽃미남같은 얼굴 보다는 훈훈하고 매력있는 윤계상 같은 얼굴이 잘 먹힌다"고 말했다.

윤계상은 에이스다. 경우에 따라 이 방 저 방을 옮겨 다녀야 했다. 그러다 딱 걸리게 되고, 만취 된 여성 고객은 이미 이성을 잃었다. 윤계상이 왔다갔다하던 곳의 서로 다른 여성끼리 머리채를 쥐어뜯고 싸우고 난장판이 된다. 예나 지금이나 실제로도 이런 상황 때문에 싸움이 비일비재 하다고 한다.

또한 영화에선 하정우와 윤계상이 호텔방을 잡고 여성 2명과 술파티를 벌인다. 게임도 해가며 화기애애한 시간을 보내던 여성은 하정우와 윤계상에게 고가의 옷을 선물해준다. 두 사람에게 부담감 따위는 전혀 없다. 당연한 듯 받아서 아무렇지 않게 옷을 갈아입는다. 

실제 선수 출신은 "저래야 돼, 선물 받으면 아무렇지 않은 척을 해야 한다. 영화가 디테일을 굉장히 잘 살렸다"고 말했다.

호스바에서 안면을 튼 윤계상과 윤진서는 훗날 서로에게 호감을 느껴 교제하게 된다. 두 사람이 집에 함께 있을 때, 윤계상은 다른 여성 고객의 전화를 받고 다정하게 통화한다. 이에 윤진서는 "그런 전화는 나 없을 때 받아. 꼭 나 있을 때 받아야 돼"라며 불만을 드러내고, 윤계상은 "왜 그래 뜬금없이 손님 관리 하잖아"라고 말한다.

이 장면에 대한 선수 출신의 조언도 흥미롭다. 그는 "손님 관리라 지극히 자연스러운건데 웬만하면 여자친구 앞에선 안 받는게 좋다. 알게모르게 의심을 한다. 그런데 어떤 사람은 "손님인데 받지"라며 오히려 의심 반, 쿨한척 반, 이렇게 행동한다. 강약조절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차 키 내놔"

화가 단단히 난 하정우의 여자친구가 던진 대사다. 하정우는 욕 한 마디를 내 뱉고, 키를 던진 후 밖으로 나가버린다.

여성 고객들과 깊은 연인으로 발전하는 선수도 있고, 받을 것 다 받아 먹고 은근슬쩍 버리는 선수도 있다고 한다. '선수'에 빠진 여성들은 고가의 옷, 시계 등은 물론 차도 선물로 준다. 물론 영화처럼 마지막 순간에 웬만하면 차는 빼앗아 간단다.

사실 굉장히 거북스러운 장면이지만,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는 하정우가 여성을 폭행하는 모습이다. 여성으로부터 "야 이XX야 인생 그렇게 살지마"라는 얘기를 들은 하정우는 심한 욕설과 함께 무자비하게 폭행을 가하기 시작한다.

실제 선수도 이 장면에서 혀를 찼다. "하정우는 너무 악질이다. 악질중에 끝판왕"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제비'라는 말은 어디서 나왔을까. '가세연'은 한예슬 남자친구를 '제비'라고 칭했다. 

한국 호스트바의 시작은 카바레였다. 일명 '춤제비'로 불리는 댄스강사들이 여성들과 춤을 추고, 술을 먹는 공간인 카바레가 1990년대 초반 흥행했다. 주 고객은 중년 여성이었다.

한국 카바레는 일본에서 건너와 유행하기 시작 했는데, 1990년대 후반부터 한국과 일본에서 카바레를 바라보는 관점이 점점 달라졌다. 일본의 경우 영화, 드라마 등 각종 매체를 통해 노출 시키며 하나의 서비스직으로 인식 시켰고, 실제로 화류계 출신이 연예계에 진출하는 사례도 자연스러웠다. 그러는 사이 한국에서는 멤버쉽 운영, 폐쇄적 운영 등이 성행하면서 그저 '불법 영업'이라는 인식이 커졌다. 그리고 그 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두고 여자 등쳐먹고 내빼는 '제비'라 불렀다.

1994년 방송된 81부작 MBC 드라마 '서울의 달'은 시청률 40%를 넘나들며 사랑 받았다. 이 드라마의 주인공이 '제비'다. 한석규가 연기했다. 그는 늘 여자들에게 돈을 뜯어내다가 걸려 도망다니기 바빴다.

최근에는 20~30대 젊은 여성들을 중심으로 호스트바가 대중화 됐다. 그러나 선수가 업소를 나와서 개인 영업을 하면 그들은 시대가 바뀌어도 '제비'라 불린다. 

'선수'는 몰라도 '제비'는 위험하다. '비스티 보이즈'의 악질 중의 악질 하정우 같은 남자는 절대적으로 조심해야할 필요가 있다.  
 
노규민 텐아시아 기자 pressgm@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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