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칼럼] 배우들은 왜 '디지털 대역'을 싫어할까?

에그테일 2018. 12. 24.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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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디지털 스캐닝 상용화와 딜레마

(에그테일 에디터: 번역 Tomato92, 편집 Jacinta)

*벌쳐(Vulture)와 리프린트 계약을 맺고 번역한 콘텐츠를 편집한 글입니다.

출처: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에서 생명체의 절반을 학살한 슈퍼 빌런 타노스를 라텍스 마스크로 구현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영상 효과를 담당한 '디지털 도메인'은 조쉬 브롤린이 연기할 타노스를 효율적으로 구현하기 위해서 디지털 대역이 필요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타노스는 약 250cm의 장신에 보라색 주름진 턱과 칠면조만한 손을 가진 거대한 몸집을 가졌기 때문이다..

디지털 도메인 소속 '디지털 휴먼 그룹'은 브롤린의 신체적 특징과 걸음걸이를 포착하고 생김새를 고해상도로 뽑아내고자 수백 대의 SLR 카메라를 사용했다. 브롤린은 '컴퓨터 트레이닝 모델'을 만들기 위해 머신 비전 카메라 앞에서 다양한 표정 연기는 물론 여러 감정으로 대본을 읽어야 했다.

최종 단계는 물론 브롤린이 세트를 떠난 뒤에도 감독들이 디지털 조정을 할 수 있도록 타노스 캐릭터의 렌더링 작업을 진행했다. 책임자 대런 헨들러는 "나중에는 배우의 생김새와 피부 움직임 같은 데이터가 방대하게 쌓인다. 우리는 축적된 데이터를 사용해 배우의 연기와 모습이 사진을 보는 것처럼 현실적인 버전의 결과물로 만든다"라고 말했다.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Avengers: Infinity War평점7.67.6점
감독
안소니 루소, 조 루소
출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조슈 브롤린, 마크 러팔로, 톰 히들스턴, 크리스 에반스, 크리스 헴스워스, 제레미 레너, 스칼렛 요한슨
장르
액션
개봉
2018.04.25
출처: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스타워즈: 에피소드 9]에서 캐리 피셔의 레아 공주를 등장시키기 위해 [깨어난 포스]의 데이터를 이용할 거라는 소식이 알려졌을 때, 어둡고도 불가피한 의문이 떠올랐다. 만약 브롤린이 예기치 못한 사고로 유명을 달리했을 때, 영화 촬영을 마무리하려면 디지털 렌더링 작업을 얼마나 해야 할까? 이에 대해 헨들러는 배우의 스캔 작업을 진행할 때 스턴트 대역을 위한 것인지, 촬영 불가능한 장면을 대체하고자 위함인지, 제작사에서 만약을 대비하려고 데이터를 모으려는 것인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여기서 할리우드의 공공연한 비밀 하나! 시간이 지날수록 늘어나는 배우들의 디지털 스캐닝은 주로 촬영 전이 아닌 이후 편집 과정에서 진행된다. 자칫 위험할 수 있는 장면을 스턴트 배우에게 찍게 한 뒤, 배우의 얼굴을 덧씌우는 장면이 일반적이다. 상용화되기 시작한 이 기술은 후반 작업에서 배우들의 외형을 디지털로 재창조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더 저렴하고 간편한 상황에 널리 이용된다. 예를 들어, 영화 촬영 후 체중이 늘어난 벤 애플렉이 다시 근육질 몸을 만들기 위해 운동하거나 크리스 에반스가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에서 44kg의 약골을 연기하기 위해 체중 감량을 할 필요가 없다.

디지털화된 캐릭터를 실제 배우의 몸에 덧입히는 사례도 늘고 있다. [로그 원: 스타워즈 스토리]에서 레아 공주는 1977년 [스타워즈 에피소드 4 - 새로운 희망] 당시의 모습을 복원하여 노르웨이 배우 잉그빌드 델리아의 몸에 합성했고, 타킨은 피터 커싱의 얼굴을 복원하여 가이 헨리의 몸에 덧씌워서 만들었다. 디지털 대역은 수치에 민감한 할리우드에 꽤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실제 배우가 촬영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해도 영화 촬영을 계속할 수 있음을 보장한다.

주요 제작사 임원의 말에 따르면, 디지털 대역은 예기치 못한 상황을 위한 대비책으로, 특히 흥행이 유력한 영화 제작 과정의 일부이자 비용 분담을 위한 의도로 진행된다. 영화 제작 예산에서 디지털 대역은 시각 효과 창출 과정의 일부가 아닌 보험 비용으로 책정되기 때문이다. 제작사 중역에 따르면, 2억 달러가 넘는 예산의 영화에서 보험 정책으로 보장받아 비용을 절감할 수 있기 때문에 제작비에 민감한 사람들은 디지털 대역을 사용할 거라고 한다.

캐리 피셔Carrie Fisher
수상
2018.01.29 제60회 그래미 시상식 베스트 스포큰 월드 앨범상
작품
스타워즈: 라스트 제다이(2017), 스타워즈 : 깨어난 포스(2015), 맵 투 더 스타(2014), 여대생 기숙사(2009), 내 친구의 사생활(2008), 아메리칸 호스트(2007), 미녀 삼총사 : 맥시멈 스피드(2003), 제이 앤 사일런트 밥(2001), 하트브레이커스(2001), 오스틴 파워 : 제로(1997), 스크림 3(2000), 스타워즈 에피소드 5 - 제국의 역습(1980), 황홀한 영혼 프레드(1991), 후크(1991), 두 남자와 한 여자(1990),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1989), 스타워즈 에피소드 6 - 제다이의 귀환(1983), 스타워즈 에피소드 4 - 새로운 희망(1977), 스포트라이트(1991), 유령 마을(1989), 프랑켄슈타인(1984), 원더랜드(2003), 한나와 그 자매들(1986), 브루스 브라더스(1980), 샴푸(1975), 가보 토크(1984), 달 위의 아마존 여인(1987), 행복 찾기(1992), 사랑의 스파이(1985), 사해살인사건(1988), 타임 가디안(1987), 랜디의 사생활(1989), 무지개 아래(1981), 헤클러(2007), 팬보이즈(2008), 아리스토크래츠(2005), 언디스커버드(2005), 화이트 라이트닝(2009), 스테이트사이드(2004), 디즈 올드 브로드(2001), 어 차일즈 가든 오브 포이트리(2011), 엠 워드(2013), 이츠 크리스마스, 캐롤!(2012), 로봇 치킨: 스타 워즈 에피소드 2(2008), 서퍼링 맨스 채리티(2007), 스위트 리벤지(1990), 레드 핫 앤 블루(1990), 스타 워즈 홀리데이 스페셜(1978), 링고(1978), 할리우드 바이스 스콰드(1986), 프롬 히어 투 머터너티(1985), 해필리 에버 애프터(1985), 리브 예스터데이 비하인드(1978), 컴 백, 리틀 시바(1977), 라이트 vs. 롱(2010), 프렌들리 파이어(2006), 로맨싱 더 브라이드(2005), 어 미드섬머 나이츠 레이브(2002), 리사 피카드 이즈 페이머스(2000), 프레젠트 텐스, 패스트 퍼펙트(1995), 쉬즈 백(1989), 투 대디즈?(1989), 폴 라이저 아웃 온 어 윔(1987), 리버티(1986), 데비 레이놀즈 앤드 더 사운드 오브 칠드런(1969), 위시풀 드링킹(2010), 드림스 온 스펙(2007), 미스터 마이크스 몬도 비디오(1979), 브라이트 라이츠: 스타링 캐리 피셔 앤드 데비 레이놀즈(2016), 헐리웃 스토리(1990), 어드벤처스 오브 영 인디아나 존스: 데몬스 오브 디셉션(2007)
출처: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보통 이틀 만에 수백만 달러의 비용과 5~10 테라바이트의 데이터가 발생하는 디지털 대역 작업은 제법 흔해졌지만, 모든 배우가 이 과정을 편하게 여기지 않는다. 제시카 차스테인은 몇 해 전 익명의 영화를 촬영할 당시 모션 캡처 작업을 했는데, 이때의 경험이 불편했다고 말했다. "나를 어떤 방으로 데려가더니 얼굴을 스캔하고 표정 연기를 요구했는데, 그들이 스캔본을 어떻게 사용할지 몰라 거절했다." [한 솔로: 스타워즈 스토리]에서 랜도 칼리시안을 연기한 도널드 글로버 역시 편하지 않았던 경험을 밝혔다. "촬영하면서 얼굴과 몸을 스캔하는 경험을 했다. 앞으로 누군가 스캔 장면을 찍을 필요 없이 도널드의 다른 작품을 만들자며, 그가 죽은 지 15년쯤 됐지만 스캔본이 있으니 원하는 방식을 촬영할 수 있다고 말할 때가 올지 모른다."

1998년 [매트릭스]를 거절했던 이연걸은 제작사가 그만의 발차기와 권법에 대한 디지털 소유권을 주장할까 두려웠다. 지난 10월 웨이보와 인터뷰에서 당시 제작사는 6개월간 이연걸의 움직임을 녹화해 디지털화하길 원했지만, 일생의 노력이 담긴 지적 재산이 제작사에 넘어갈 것을 우려해 역할을 거절했다고 밝혔다.

[모털 엔진]의 시각 효과 총괄자 켄 맥가는 배우들이 스캐닝 작업을 꺼리는 또 다른 이유로 무편집본의 유출을 들었다. 보통 배우들은 스캔 작업을 할 때 맨얼굴 상태로 신축성이 있는 라이크라 의상을 입기 때문에 유출 가능성을 염려하고, 작업 시 필요한 사람만 들어오길 원한다. 또한 본인이 아닌 스턴드 배우의 몸을 디지털로 사용하는 것을 우려하는 배우도 있다. 그럴 때는 스턴트 배우의 스캔 작업을 하는 건 다른 이유 때문이라고 말하며 배우들의 자존심을 지켜준다.

배우들이 디지털 도플갱어에 의문을 품는다 해도 요즘의 대형 제작사는 계약서상에 스캔 작업을 거부하는 행위를 협상 결렬 요인으로 명시한다. [스타워즈: 라스트 제다이]의 시각 효과 총괄자 벤 모리스는 배우들의 디지털 복제 자료를 저장하는 비밀 아카이브의 존재 여부를 묻는 질문에 광대한 분량의 데이터베이스가 있다고 답했다. "언제 사용할지는 모르지만, 항상 모든 주연 배우의 디지털 스캔 작업을 한다. 이는 아카이브 과정을 위해 의도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이후의 레퍼런스를 위함이다." 덧붙여 [스타워즈] 시리즈에서 디지털 스캔 대상자가 누구였는지 묻는 질문에는 외계인 역할을 포함한 모든 배우라고 대답했다.

스타워즈: 라스트 제다이Star Wars: The Last Jedi평점5.75.7점
감독
라이언 존슨
출연
마크 해밀, 캐리 피셔, 아담 드라이버, 데이지 리들리, 존 보예가, 오스카 아이삭, 루피타 니옹, 앤디 서키스, 도널 글리슨
장르
액션
개봉
2017.12.14
출처: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 리그]의 시각 효과 담당자 보 잔젠은 배우의 결점이나 군살을 없애고 정교한 근육을 만드는 시각 효과는 이제 보편적으로 사용되며, 완성도가 높기에 관객이 알아차리기 힘들다고 한다. 보통 이런 기술 발전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겠지만, 잔첸은 배우의 사후에 디지털 대역을 사용하는 게 미래에는 딜레마를 야기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시각 효과를 담당하는 입장에서, 죽은 배우를 등장시키는 건 관객들이 인지하지 못한 채 행해지고 있는 효과와 근본적으로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다만 그들을 스크린으로 불러내기 전에 몇 가지 점검이 필요하다. 죽은 배우를 등장시킬 때 그의 가족은 어떻게 받아들일까? 예를 들어 [브로크백 마운틴 2]를 찍는데 존 웨인의 모습을 쓴다면, 이는 관객의 분노를 야기할까? 도의적으로 옳은 행동인가? 대역을 봤을 때 실재가 아님을 알 수 있을 것인가?

디지털 도메인의 책임자 헨들러는 수집한 데이터를 해당 영화 외에 다른 목적으로 쓰일 일은 절대 없을 거라며 디지털 대역이 스타의 이미지를 실추하거나 대체할 염려는 하지 않아도 된다고 밝혔다. "조쉬 브롤린을 타노스로 보이게 하는 건 그의 연기력이다. 만약 내가 타노스를 연기한다면 지금처럼 흥미로운 캐릭터는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설령 나온다 해도 돈 주고 보려 하지 않을 것이다."

조슈 브롤린Josh Brolin
수상
2018.12.03 제17회 워싱턴비평가협회상 모션캡처연기상 외 5건
작품
어벤져스: 엔드게임(2019), 시카리오: 데이 오브 솔다도(2018), 데드풀 2(2017),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2018), 온리 더 브레이브(2017), 헤일, 시저!(2016), 시카리오: 암살자의 도시(2015), 에베레스트(2015), 인히어런트 바이스(2014), 씬 시티: 다크히어로의 부활(2013),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2014), 올드보이(2013), 우디 앨런:우리가 몰랐던 이야기(2012), 맨 인 블랙 3(2012), 더 브레이브(2010), 환상의 그대(2010), 월 스트리트 : 머니 네버 슬립스(2010), 밀크(2008), 엘라의 계곡(2007), 플래닛 테러(2007), 그들 각자의 영화관(2007),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2007), 아메리칸 갱스터(2007), 데드걸(2006), 블루스톰(2005), 할로우 맨(2000), 비트 시티(1999), 미믹(1997), 미스터 플라워(1996), 야생화(1994), 구니스(1985), 레이즈(1999), 비정의 탐정(1987), 씨크릿(1999), 디제스터(1996), 이완 맥그리거의 마틴(1998), 멜린다와 멜린다(2004), 그라인드 하우스(2007), 더블유(2009), 조나 헥스(2010), 카르텔(2010), 위민 인 트러블(2009), 코스트라인(2002), 갱스터 스쿼드(2013), 레이버 데이(2013), 라디오맨(2012), 트래쉰(1986), 밀워키, 미네소타(2003), 선댄스 스키피(2010), 화이트테일 디어 헌터(2018), 피크닉(2000), 깽과 폴리스(1996), 프리즌 포 칠드런(1987), X(2008), 월드 시네마(2007), 머더 북(2005), D.C. 스몰스(2001), 슬로우 번(2000), 마이 브라더스 워(1997), 피니쉬 라인(1989), 날다 - 프리스타일 모터크로스(2016), 더 피플 스피크(2009), 더 피플 스피크 UK(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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