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톱10] 홍보를 잘못해서 외면받았던 영화 6

김안나 입력 2018. 10. 29.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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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포스터가 작품의 전부라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상영이 시작되기 전까지, 영화의 내용을 관객들의 마음에 매력있게 전달하는 것은 오롯이 마케팅팀의 몫이다. 배우를 강조할 것인가? 장르를 강조할 것인가? 현대 영화는 포스터 문구 하나에 백만 관객이 달려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찰떡 같은 마케팅으로 수백만 관객을 모을 수 있다면 참 좋겠지만, 불행히도 영화 시장에는 작품의 장르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거나 왜곡하는 홍보사 때문에 쪽박을 차는 사례들이 많다. 개봉 당시 홍보 방향이 이상해 관객들에게 외면 받았던 작품들을 모았다. 


6. 불량공주 모모코

영화 <불량공주 모모코>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과 <고백>을 감독한 '나카시마 테츠야'의 신작이 나왔다면, 당신은 기꺼이 챙겨볼 지도 모른다. 그러나 <불량공주 모모코>가 개봉한 2005년, 나카시마 감독은 그리 유명하지 않았다. 원작 제목인 <시모츠마 이야기>의 '시모츠마' 역시 한국에서 유명한 지역이 아니었다. 그래서 수입사 CJ엔터테인먼트는 영화 제목을 <불량공주 모모코>로 바꾸고, 영화가 '드레스'에 목숨거는 독특한 소녀의 이야기임을 강조했다. 포스터만 본 이들은 웬 공주병 걸린 소녀가 엉뚱한 짓을 벌이나보다 짐작하기 쉬웠겠지만, 영화는 의외로 자기만의 스타일이 확고한 소녀 '모모코'와 진짜 '불량청소년'인 '이치고'의 만남을 통해 10대들의 주체성과 성장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흥행에는 실패했지만 영화를 본 사람들의 평은 '의외로 좋은' 작품.

불량공주 모모코Kamikaze Girls평점8.58.5점
감독
나카시마 테츠야
출연
후카다 쿄코, 츠치야 안나, 미야사코 히로유키, 시노하라 료코, 키키 키린, 아베 사다오, 오카다 요시노리, 아라카와 요시요시, 혼다 히로타로
장르
코미디
개봉
2005.09.02


5. 이퀼리브리엄

영화 <이퀼리브리엄>

2002년 미국에서 개봉한 <이퀼리브리엄>은 "매트릭스는 잊어라!"라는 문구를 통해 해당 영화가 '주목할 만한 신선한 SF'라는 점을 알리고자 했다. 하지만 북미 관객들이 포스터를 보고 생각한 것은 '<매트릭스>를 능가할 만큼 액션이 뛰어난' 영화였다. 그러나 <이퀼리브리엄>은 액션영화라기보다 인간의 감정을 통제하는 사회에 대한 비판을 담은 철학적 영화다. 물론 '건 카타'라는 독특하고 멋진 액션장면들이 있지만, <매트릭스>와 비교할 준비가 되어 있는 관객들의 기대를 충족시켜주지는 못했다. 덕분에 극장 흥행은 참패했으나, 다행히 <이퀼리브리엄>은 비디오/DVD 판매 시장을 노린 저예산 영화였고 실제로 2차 판권 시장에서 수익을 거두었다. 입소문을 통해 한국에서도 유명해진 <이퀼리브리엄>은 철학과 액션 모두 독특한 작품으로 좋은 평을 받고 있다.

이퀼리브리엄Equilibrium평점8.28.2점
감독
커트 위머
출연
크리스찬 베일, 테이 딕스, 에밀리 왓슨, 앵거스 맥페이든, 도미닉 퍼셀, 숀 빈, 윌리엄 피츠너, 숀 퍼트위, 크리스티안 카만
장르
액션
개봉
2003.10.02


4. 후궁:제왕의 첩

영화 <후궁:제왕의 첩>

<번지점프를 하다>, <혈의 누>를 만든 김대승 감독의 2012년 개봉작. 신상옥 감독의 1968년작품 <내시>를 모티브로 하여 사랑하는 남자 '권유'를 살리기 위해 왕비로 간택되어 궁에 들어간 '화연'과, 그녀에게 연정을 품은 왕의 이복동생 '성원대군', 내시가 된 '권유', 성원대군을 위해 화연을 죽이려는 대비 등 궁에서 벌어지는 치정과 암투를 그렸다. 영화는 <후궁:제왕의 첩>이라는 제목부터 잘못되었는데, 화연은 엄연히 '중전'으로 등장하며 '후궁'이 아니다. 관객의 눈을 잡아끌기 위해 보다 선정적인 단어를 선택한 모양. 마케팅 역시 궁중 암투나 정치를 언급하기보다는 조여정의 노출과 베드신을 강하게 어필했다.  흥행은 최종 260만 관객으로 결코 '망했다'고 할 수 없지만, 잘못된 방향의 '노출 마케팅' 때문에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작품이 되었다.   

후궁: 제왕의 첩The Concubine평점6.56.5점
감독
김대승
출연
조여정, 김동욱, 김민준, 박지영, 조은지, 이경영, 박철민, 안석환, 조기왕
장르
로맨스/멜로
개봉
2012.06.06


3. 스카우트

영화 <스카우트>

'1980년 5.18 민주화운동을 그린 영화'를 떠올려 보라. 무엇이 가장 먼저 생각나는가? <택시운전사>? <화려한 휴가>? 놀랍게도, 선동열을 스카우트 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내용으로 '보이는' 영화 <스카우트> 역시 5.18 민주화운동을 주제로 한 작품이다. 영화는 1980년 연세대 야구부 직원 '호창'이 광주일고 3학년 '선동열'을 스카우트하기 위해 광주로 내려가면서 시작된다. 호창은 광주에서 대학을 다니던 시절 사귀었다가 헤어진 연인 '세영'과 재회한다. 호창과 세영이 과거를 되새기는 동안, 도시에는 점점 불길한 기운이 드리운다. 결국 <스카우트>가 하려는 이야기는 '야구'가 아니었지만, 반전을 숨기기 위해 '야구'와 '선동열'만 강조해 홍보하다보니 관객에게 외면을 받은 비운의 작품이 되었다. 

스카우트Scout평점8.78.7점
감독
김현석
출연
임창정, 엄지원, 박철민, 이대연, 백일섭, 양희경, 이건주, 김희원, 윤찬식
장르
드라마
개봉
2007.11.14


2. 지구를 지켜라!

영화 <지구를 지켜라!>

<화이:괴물을 삼킨 아이>, <1987>을 연출한 장준환 감독의 데뷔작이자 한국 B급 컬트영화계의 전설적인 작품. 이상한 책에 빠져 살던 주인공 '병구'가 모회사 사장 '강만식'을 외계인이라고 확신한 후 납치, 외계인 왕자와 만나게 해달라고 요구한다는 독특한 스토리를 보여준다. 포스터만 보면 '범우주적 코믹 납치극'이라는 문구 때문에 코미디가 아닌가 오해하기 쉽지만 실제 장르는 SF/스릴러에 가까우며, 유머도 대부분 무분별한 유전자 조작, 전쟁과 폭력, 환경 오염, 현대인의 자아분열 등을 꼬집은 블랙 코미디다. 개봉 당시 영화를 오해하여 평범한 코미디를 기대한 관객들이 많았던 탓에 입소문이 안 좋게 퍼져 흥행에 참패했으며, 그 실패는 장준환 감독이 <화이:괴물을 삼킨 아이>와 <1987>을 통해서 명예(?)를 회복하기까지 10년이 필요했을 정도로 파장이 컸다. 오히려 해외에서는 한국의 B급 컬트 명작으로 잘 알려졌으며, <지구를 지켜라!>를 보고 한국으로 영화를 배우러 오는 이가 있을 정도로 마니아가 상당하다고 한다. 

지구를 지켜라!Save the Green Planet!평점8.88.8점
감독
장준환
출연
신하균, 백윤식, 황정민, 이재용, 이주현, 기주봉, 김동현, 김광식, 원웅재
장르
코미디
개봉
2003.04.04


1. 판의 미로 - 오필리아와 세 개의 열쇠

영화 <판의 미로 - 오필리아와 세 개의 열쇠>

마케팅 실패 사례의 최고봉은 단연 2006년 개봉한 길예르모 델 토로의 <판의 미로 - 오필리와 세 개의 열쇠>다. 1944년 내전이 막 끝난 스페인을 배경으로, 억압받고 현실 속에서 불안하게 살아가던 소녀가 겪는 환상을 그린 이 영화는 호러에 가까울 정도로 기괴하고 그로테스크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성인 관객들도 충격을 받을 만큼 기이한 모양의 크리쳐와 미술이 가득 등장하는 이 영화를, 당시 배급을 맡은 프라임 엔터테인먼트는 <나니아 연대기>나 <해리 포터> 시리즈 같은 아동용 판타지 영화로 광고했다. 덕분에 아무런 의심 없이 극장을 찾았던 관객들이 중간에 관람을 포기하거나 아이들이 울음을 터뜨리는 일이 발생하기 시작했으며, 흥행에도 참패했다. 이후 길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작품세계가 대중에 잘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영화의 평가도 달라졌다. 길예르모 감독이 어린 시절부터 20년간 차근차근 구상해왔던 아이디어와 철학, 스타일이 집대성된 걸작이다. 

판의 미로 - 오필리아와 세 개의 열쇠Pan's Labyrinth평점7.37.3점
감독
기예르모 델 토로
출연
이바나 바쿠에로, 더그 존스, 세르지 로페즈, 마리벨 베르두, 애리아드나 길, 알렉스 앙굴로, 마놀로 솔로, 세자르 비, 로저 카사마요르
장르
판타지
개봉
2006.11.30

페이퍼백 에디터|김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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