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콜콜] 파면 팔수록 나오는 '서치'의 비밀들 #1

안성민 2018. 9. 9.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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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 후에 읽어도 흥미진진한 [서치]의 특급 이스터 에그들을 정리해 드린다.

입소문을 타고 영화 박스오피스에서는 흔치 않은 역주행 1위의 신화를 쓰고 있는 [서치]. 사라진 딸의 미스터리를 밝히기 위해 많은 정보를 모으는 아빠의 노력을 오직 컴퓨터와 스마트폰 화면으로만 그려낸 치밀한 시나리오가 최고의 몰입감을 선사한다.

그런데, 영화에서는 이 부녀의 이야기를 그린 메인 플롯 외에도 풍부한 서브 플롯이 함께 진행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서치]의 놀랍도록 디테일한 이스터에그를 정리해봤다.

*본문에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1. 아빠는 우울증

영화 [서치]

아빠 데이빗은 많은 정보를 여러 사람과 이메일로 주고받고, 예전 이메일도 열심히 뒤진다. 데이빗의 메일 수신함에는 아파르나 바들라마니(Aparna Vadlamani) 박사라는 의사가 보낸 이메일이 나온다. 이 의사가 데이빗에게 처방하는 약은 ‘트라자돈(trazodone)’이라는 항우울제다. 그가 우울증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abc 뉴스 채널 등 여러 웹사이트를 살피는 장면들에서는 브라우저 한 쪽에 뜨는 광고도 함께 나오는데, 이 광고 중에 다른 항우울제 약품 광고가 나오기도 한다. 이는 데이빗이 평소 우울증 치료제에 관련된 검색을 한 적이 있기 때문에 검색 데이터를 바탕으로 맞춤형 광고가 뜨는 것이다.


2. 아빠는 썸 타는 중

영화 [서치]

데이빗의 아내이자 마고의 엄마인 팸은 림프종으로 죽는다. 데이빗이 마고의 친구들에 관한 정보를 찾기 위해 팸의 컴퓨터를 켰을 때, 690여 일 동안 업데이트가 없었다는 메시지가 뜬다. 즉, 영화가 진행되는 시간대는 팸이 죽은 지 2년이 다 되어 가는 시점이다.

데이빗이 컴퓨터(맥북)에 띄워 놓은 아이메시지(iMessage) 최근 대화 목록에는 맨 위에 마고, 두 번째에 동생 마이클이 있다. 세 번째 대화상대는 프로필 사진이 없는 한나 카우치(Hannah Couch)라는 사람이다. 이 이름은 영화 내내 대화 목록이나 이메일 받은 편지함에서 여러 번 등장한다.

처음 아이메시지 최근 대화 목록에 나타난 가장 최근 메시지는 한나가 “시간 되시면 언제 또 한잔하면 좋겠네요"라는 메시지다. 여기서, 한나는 아마도 데이빗이 최근 만나기 시작한 여자이며, 서로 이성으로 호감을 보이기 시작한 대상이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얼마 후 이 최근 대화는 “하필 타이밍이 정말 안 좋네요"이다. 아마도 한나의 저 질문에 대한 데이빗의 거절 의사를 표시하는 대답이거나, 거절한 대답에 대한 한나의 코멘트일 수 있다. 어쨌든 데이빗은 데이트를 원치 않는 것은 아니지만 사라진 딸 마고에 대한 걱정으로 시간을 내기 어렵다는 의사를 전한 것으로 보인다.

사건이 아주 심각한 국면으로 전환된 뒤에 이 최근 대화는 “뭐든 필요한 일이 있다면 (도울게요)”라는 메시지로 바뀌어 있다. 그리고 마고가 살해됐다는 증거가 나온 뒤에는 받은 편지함에 “정말 마음이 아픕니다"라는 제목으로 보낸 한나의 이메일이 수신되어 있다.


서치Searching평점8.48.4점
감독
아니시 샤간티
출연
존 조, 데브라 메싱, 죠셉 리, 미셸 라, 사라 손, 알렉스 제인 고, 메건 리우, 키아 돈 로, 도미닉 호프먼
장르
미스터리
개봉
2018.08.29


3. 다른 영화와 세계관을 공유

영화 [언프렌디드: 친구삭제]

데이빗이 마고의 페이스북에 로그인하면, 우측 상단의 페이스북 최신 트렌드 탭에는 #laurabarnes 라는 해시태그가 포함된 토픽이 있다. 로라 반스(Laura Barns)는 2015년 공포영화 [언프렌디드: 친구삭제]에 나온, 자살하고 악령이 된 여고생의 이름이다. 이 영화는 [서치]처럼 영화 전체가 화상 통화 위주의 컴퓨터 스크린 화면들로만 이루어진 영화다.

영화 [언프렌디드: 친구삭제]

[서치]와 [언프렌디드: 친구삭제]는 두 작품 다 [원티드], [링컨: 뱀파이어 헌터] 등을 연출했던 티무르 베크맘베토프 감독이 ‘제작’한 영화라는 공통점이 있다.

두 이야기가 같은 세계관(시네마틱 유니버스) 안에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그렇다면, 같은 세계관을 공유하는 다음 ‘컴퓨터 스크린 무비’가 나올 수도 있다고 기대해볼 수도 있다. 그리고 그 프로젝트의 소재나 이야기에 대한 힌트를 [서치] 안에서 찾아볼 수도 있다.

언프렌디드: 친구삭제Unfriended평점5.05.0점
감독
레반 가브리아제
출연
셸리 헤닉, 모세 제이콥 스톰, 윌 펠츠, 헤더 소사먼, 르네 올스테드, 코트니 핼버슨, 제이콥 위소키, 티무르 베크맘베토브, 넬슨 그리브스
장르
공포
개봉
2015.05.07



4. 외계인이 침공하고 있었다.

영화 [서치]

관객이 데이빗과 함께 마고의 실종 사건을 파헤치는 데 몰입하는 사이, [서치] 속의 세상은 완전히 다른 사건이 진행되고 있었다.

뉴스 웹사이트 화면에서 우리는 마고 관련 뉴스에만 집중했다. 하지만 같은 창에 표시된 다른 뉴스들을 보면, 하늘에서 이상한 현상이 관찰된다는 이야기가 영화 내내 나왔다.

다른 뉴스의 헤드라인들을 보면 “NASA(미항공우주국)가 비정상적인 전자기장 현상을 포착했다"는 기사가 있다. 뉴스 창 외에 페이스북 트렌드에서도 첫 토픽이 “하늘이 이상하다"는 내용이다.

그렇다. 마고가 사라진 며칠 동안 세상 사람들은 ‘녹색 번갯불이 번쩍거리는’ 하늘에 온통 관심을 빼앗기고 있었다.

마고의 차가 발견됐다는 속보가 나올 때도 다른 기사는 “외계인 접근에 따른 현상이라는 주장은 근거가 없다"라는 말을 전하거나 NASA의 전 국장이 외계인 소문에 반론을 펼쳤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급기야 NASA 소속의 한 정보 제공자가 권총 자살했다는 보도까지 나오며 외계인과 정부의 은폐설 같은 음모론이 더욱 탄력을 받았다. 트위터에서도 마고 실종 사건이 가장 화제가 되고 있을 때, 트렌드의 두 번째 해시태그는 #greenlightening였다.

유튜브에는 ‘실제 외계인 포착 화면’이라는 동영상이 올라오고, NASA가 연구센터를 업그레이드하고 있다는 뉴스가 떴다. NASA가 백악관에서 긴급 성명을 발표한다는 뉴스의 썸네일 이미지에는 외계인이 묘사되어 있고, 나중엔 미국 대통령이 인류의 신기원이 될 충격적인 대국민 성명을 준비 중이라는 뉴스까지 나왔다.

관객 모두가 데이빗의 절박한 심정에 공감하며 오로지 마고 찾기에 몰두하는 동안 세상은 외계인의 방문 또는 침공에 관한 이야기로 떠들썩했던 것이다.

앞서 말한 베크맘베토프의 세 번째 ‘컴퓨터 스크린 무비’ 프로젝트는 어쩌면 이 외계인 등장에 관한 이야기를 다룰지도 모른다.


5. 제작자가 편집자를 살해하다.

영화 [서치]

이 영화는 촬영 기간이 13일에 불과했지만 편집에는 1년 반이나 걸렸다. 영화 끝부분에 나오는 뉴스 헤드라인 중에는 ‘할리우드 영화 제작자가 영화 편집자 살해 혐의로 수배되다'라는 개그가 포함되어 있다.  


2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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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앤건 = 글: 기성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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