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목 잘 못 두는 감독 백승화의 '오목소녀' 인터뷰

안성민 2018. 5. 31.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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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오목소녀]

숨 가뿐 경쟁 사회에 지친 젊은이들에게 [걷기왕]으로 위로의 메시지를 던졌던 백승화 감독이 [오목소녀]로 돌아왔다. 웹드라마 형식으로 만들어졌는데, 팬들의 요청이 이어지자, 극장에서도 개봉하게 되었다. 백승화 감독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백승화 감독

Q : 오목 잘 두나?

잘 못 둔다. 그러나 시나리오를 쓰는 과정에서 오목의 매력에 빠지게 되었다. 오목은 ‘한국오목협회’라는 기관이 있는 정식 스포츠이며, 바둑판이 아닌 ‘오목판’을 사용하는 독립된 룰의 경기다.


Q : 왜 오목이라는 소재를 택했나?

[걷기왕]을 구상할 무렵부터 흥미가 있던 주제다. 세상의 기준으로 ‘쓸모없어 보이는 일’을 잘하는 친구에 관한 이야기를 구성하는 과정이었고 생각의 흐름이 ‘걷는 아이’로 갔지만, ‘오목’ 역시 그때부터 매력적인 소재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바둑’처럼 거대한 세계보다 좀 마이너한 느낌, 그러나 거기에서 못지않은 행복을 찾을 수도 있겠다 싶었다.


영화 [오목소녀]


Q : 전작들도 그렇고 꼭 못 이기는 이야기만 한다. 이기는 거 안 좋아하나?

이기는 거 좋아한다. 그러나 살다 보면 당연히 지는 순간이 더 많다. 그때 어떻게 지느냐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걷기왕]은 경쟁 자체를 거부한 청춘의 이야기였다. [오목소녀]는 그렇게 다 내려놓을 수 없는 상황에서 그리고 이길 수도 없는 상황에서, ‘잘지는 방법’에 관한 영화다.

걷기왕Queen of Walking평점6.86.8점
감독
백승화
출연
심은경, 박주희, 김새벽, 허정도, 안승균, 김광규, 김정영, 윤지원, 최명빈
장르
드라마
개봉
2016.10.20


Q : 아역 배우 이지원의 연기가 훌륭하다. 자칫 일본 드라마식 야단스러움으로 전개될만한 설정들에 현실감을 불어 넣더라. 현장에서 어떤 디렉션이 있었나?

영화 [오목소녀]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을 보고 반했다. ‘영남’이라는 캐릭터는 성인인 언니 ‘바둑’과 대등하게 치고받는 사이다. 보통 아역 배우들이 하는 역할이란 게 누군가의 딸, 혹은 납치당하거나 보호받는 존재 정도여서, 언제나 ‘약자’이기 때문에, 이지원 배우는 자신이 가진 것을 보여줄 기회에 목말라 있었다. 그래서 이지원 배우는 ‘영남’역에 대한 욕심이 컸고 그만큼 준비를 많이 했더라. 특별히 디렉션을 주고 말 것도 없을 정도였다.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How to Steal a Dog평점9.29.2점
감독
김성호
출연
이레, 이지원, 홍은택, 김혜자, 최민수, 강혜정, 이천희, 개리, 김원효
장르
드라마
개봉
2014.12.31


Q : 오목고수 ‘쌍삼’ 이라는 캐릭터가 흥미롭다. 설정이 어떻게 완성되었나?

영화를 보신 분들이 [취권]등을 언급하며, 무협영화의 은둔고수를 많이 떠올리시는 것 같다. 오목역시 넓고 깊은 세계다 보니, 분명 은둔 고수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한번은 오목대회가 있다고 해서 관람하러 갔었는데, 에스토니아 대표선수들이 와 있더라. 의외로 에스토니아가 오목 강국인데, 경제가 어려우던 시절 돈 들이지 않고 여가를 즐기는 방법으로 오목이 대유행했다고 한다. 이렇게 강호는 넓고 고수는 많기 나름이다.

영화 [오목소녀]

쌍삼은 오목을 접고 컵쌓기 고수가 되어 있다는 설정도 있다. ‘컵쌓기 장면’에선 또 다른 고수의 도움을 받았다. 스포츠스태킹(컵쌓기의 정식 명칭) 국가대표 코치님이 오셔서 손 대역을 해주신 것이다.


Q : 홍보사에서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라는 키워드를 쓰더라. 감독의 소확행은 무엇인가?

소확행이라..... 나도 이번에 처음 들어본 단어다. 뭐 별거 있겠나. 그냥 낮잠 자는 거다.


Q : 지는 게 두려운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나는 그렇게 거창하게 뭔가 말해드릴 수 있는 위치에 사람이 아니다. 다만, 용기가 될 만한 말들은 [오목소녀]의 대사에 그대로 들어있다. 그렇게 어려운 작품이 아니다. 편하게 보시고 필요한 말씀이 있으면 담아가시면 좋겠다.


Q : 다음 작품 계획은?

기자분들이 ‘사회체육 3부작’ 같은건 어떠냐고 하시더라. 그래서 사실 게이트볼을 들여다본 적이 있다. 나름 복잡하고 서스펜스가 넘치는 스포츠더라. 이외에 다양한 주제의 작품을 검토 중이다. 더 좋은 작품으로 뵙겠다.


오목소녀Omok Girl평점7.87.8점
감독
백승화
출연
박세완, 안우연, 이지원, 장햇살, 김정영, 이정행, 김기무, 박주희, 김준범
장르
드라마
개봉
2018.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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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앤건 = 글: 박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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